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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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유찰…가덕도 신공항 '2029년 개항' 차질 우려

10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입찰이 벌써 네 번째에 접어들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제외하고는 나서는 건설사가 없는 가운데 정부는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공사 자체가 표류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조달청과 국토교통부는 전날 나라장터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을 재공고했다.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는 9월5일까지 사전심사(PQ) 신청서와 공동수급 협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공사는 활주로·방파제 등을 건설하는 10조53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전체 사업비 13조4913억원의 78%를 차지하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5~6월, 8월 세차례 입찰을 진행했다. 1차 입찰 당시에는 지원한 건설사가 1곳도 없었고, 2차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이 꾸린 컨소시엄 1곳만 PQ를 제출해 단독 응찰함에 따라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또 지난 19일 세번째 입찰 결과 포스코이앤씨가 합류한 현대건설 주관 컨소시엄만 단독응찰해 무산됐다. 컨소시엄 내 10대 건설사의 지분율은 현대건설 25.5%, 대우건설 18%, 포스코이앤씨 13.5% 순으로 파악됐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맡을 건설사가 지난 5월 첫 입찰공고 이후 4개월째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국토부가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10대 건설사들을 찾아 참여할 것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두 손을 내저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에는 긍정적인 건설사들이 꽤 있었다"면서 "주관사에 대한 부담이 커 맡으려는 곳이 없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작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분석이라는 말이 나온다.

 

공사 자체가 육상과 해상에 걸쳐 기반을 닦고 활주로, 방파제 등을 짓는 고난도 공사인 만큼 건설사가 짊어질 위험성(리스크)이 큰 편이다. 공사기간도 짧고 무엇보다 개항시점이 2029년으로 고정돼 있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이번 재공고를 통해 경쟁을 유도해 우수한 업체를 선정하고 사업자가 선정되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과 협력해 건설자동화설비 도입, 최신공법 적용을 통한 공사기간 단축 등 2029년 개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3차 입찰의 변경된 조건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해왔던 만큼 이번 4차 입찰에도 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도 유효한 경쟁이 성립될 지는 미지수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3차 입찰에서도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을 검토할 줄 알았는데 재공고라고 하니 힘이 빠진다"며 "워낙 큰 공사인 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도 알지만 답답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정부가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에서도 부지 조성공사 계약을 신속히 맺고 착공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 등 20개 부산 시민단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를 향해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계약을 조속히 맺고 착공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니 갖가지 억측이 생겨나고 신공항의 개항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물론 재검토해야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국토부는 더 이상 소소한 절차적 명분에 얽매이지 말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 신공항의 조기 개항이라는 주된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 더 이상 미뤄지면 2029년 개항이라는 정부의 약속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