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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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타석 홈런’으로 NC 연패 탈출 이끈 안방마님 김형준, 성장통 딛고 날아오를까

프로야구 NC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먼저 2승을 선취해 한국시리즈 문턱까지 밟았다가 내리 3패를 당해 탈락하긴 했지만, 그 저력은 대단했다. 올해도 지난해 투수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미국 메이저리그 재진출 등으로 전력이 약화됐지만,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타며 4월 한때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5월부터 서서히 내리막을 타던 NC는 8월 초부터 창단 후 최다인 11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 때문이었다.

 

지난해 타격왕이자 올해 KBO리그 역대 안타 1위에 오른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던 손아섭의 부상이 그 시작이었다. 7월초 손아섭은 외야 수비 도중 팀 동료 박민우와 부딪혀 쓰러졌고, 왼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손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타율 0.344 13홈런 53타점으로 팀내 타선의 핵심인 박건우도 사구를 맞아 오른쪽 척골 골절 및 손목 인대 손상으로 6주 진단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NC 타선을 지탱하던 두 기둥이 사라진 데다 최근엔 홈런 1위(36개) 맷 데이비슨도 왼쪽 내전근 손상으로 컨디션이 저하됐다.

 

여기에 투수진에도 이탈이 많았다. 마무리 이용찬은 과부하로 8월 들어 평균자책점 27.00으로 부진을 거듭한 끝에 2군에 내려갔고, 필승조의 핵심인 김영규도 왼쪽 어깨 염증으로 이탈했다. 페디의 대체자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던 평균자책점 1위(2.34)의 카일 하트도 몸살 증세로 지난 8일부터 엔트리에서 빠졌다. 투타 모두 구멍이 숭숭난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니 맥없이 패하기만 했다.

 

더 내려갈 데가 없는 상황까지 내몰린 상황에서 NC를 구해낸 것은 ‘안방마님’ 포수 김형준이었다. 김형준은 21일 청주 한화전에서 5회 솔로포, 6회 쓰리런, 8회 솔로포까지 3연타석 홈런을 가동하며 4타수 3안타(3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NC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처음 나온 3연타석 홈런이었다.

 

김형준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9순위로 NC에 지명된 유망주 포수였다. 프로 데뷔 후엔 NC에 양의지(두산)라는 KBO리그 최고의 포수가 자리잡고 있어 기회를 제대로 부여받지 못했다. 2021년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온 김형준은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며 ‘차기 국가대표 안방마님’으로 기대를 모았다.

 

NC도 김형준을 올 시즌 주전 포수로 낙점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두 자릿수 홈런포를 때려내는 일발장타력은 괜찮았지만, 타율은 1할대와 2할대 초반을 오갔다. 그럼에도 NC 벤치는 김형준을 믿었고, 김형준은 3연타석 홈런으로 연패 탈출을 이끌며 그 기대에 부응했다.

 

김형준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01(289타수 58안타) 16홈런 46타점. 수비에서도 실책 11개를 저질러 아직 공수에 걸쳐 아쉬운 모습이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김형준이 3연타석 홈런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