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사 과정에서 비판을 받는 등 떠들썩하게 시작한 고(故) 배우 이선균씨 등 유명인들의 마약 의혹 수사가 아무런 발표 없이 조용히 끝나는 분위기다.
22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수사선상에 오른 11명 가운데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피의자는 5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는 마약 투약 혐의와 함께 이씨로부터 3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유흥업소 여실장과 이 여실장에게 마약을 건넨 의사 등이다. 사건을 넘겨받은 인천지검은 5명 가운데 여실장을 비롯해 의사와 이씨 협박범 등 3명을 기소했고, 나머지 유흥업소 여종업원과 작곡가는 각각 서울중앙지검과 경기 안양지청으로 넘겼다.
경찰은 수사선상에 오른 나머지 6명의 처분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재 추가로 진행하는 수사는 없다”면서도 “나머지 수사 대상자 6명의 수사 결과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인천지검에 송치되지 않은 6명 가운데 재벌가 3세는 다른 지역 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됐고, 나머지 중 일부는 불송치 결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선균 사건’은 지난해 10월 한 지역 일간지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경찰이 마약 관련 혐의로 유명 배우 및 가수 등을 수사하자 수사 과정에 이목이 쏠렸다. 경찰은 마약 관련 혐의로 이씨를 포함해 가수 지드래곤(36·본명 권지용), 이씨를 협박해 5000만원을 뜯은 영화배우 출신 20대 여성, 재벌가 3세 등을 검거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은 모두 11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씨와 권씨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마약 검사에서 잇따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결국 지드래곤은 조사 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씨도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12월 사망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핵심 인물 2명의 혐의를 전혀 입증하지 못하자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비판 여론이 경찰을 향했다. 특히 이씨가 숨지기 전 3번째 조사를 앞두고 변호인을 통해 비공개 소환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3차례나 포토라인에 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을 향한 비판은 더 거세졌다. 또한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수사와 관련한 내부 문서를 외부에 유출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수사 중 취득한 정보 등을 유출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이선균 재발 방지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