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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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탑재’ 드론, 중학교 테러…수원 영일중서 ‘을지연습’

“드론이 교실 창문 깨고 날아 들어와 친구 다쳐”…긴급 신고
군·경찰·소방 등 유기적 협조…학생 “어떤 체험활동보다 유익”
임태희 교육감 “동영상 열 번 보는 것보다 값진 경험…훈련 확대”

“깨진 유리창 조각에 맞은 친구가 크게 다쳤어요.”

 

22일 오전 10시30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일중학교 교내에선 한 학생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친구의 부상을 목격한 학생이 담임교사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 훈련에서 학생들은 일사불란하게 대피에 나섰다. 

수원 영일중학교에서 열린 을지연습 합동훈련에서 학생들이 대피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수원교육지원청 제공

다친 학생을 보살피던 교사는 교감에게 상황을 전파하도록 했고 이어 경찰과 소방, 군 당국으로 신고가 들어갔다.

 

학생과 교직원 등 700명 가까운 인원이 대피하는 데 걸린 시간은 15분 안팎에 불과했다. 이 사이 관할 소방서와 지구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인근 군부대 역시 폭발물 처리반과 화생방대응팀을 보냈다.

 

이날 훈련은 드론을 활용한 테러를 가정한 을지연습이었다. ‘학교테러 대피 합동훈련’에는 경기도교육청 수원교육지원청과 육군 제51사단, 수원남부경찰서, 수원소방서 영통119안전센터 등이 참여했다.

 

훈련은 드론이 폭발물을 실은 채 학교 교실을 관통한 뒤 운동장으로 추락해 부상자와 함께 폭발 우려가 발생했다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40여분간 진행됐다.

 

대공 혐의점 여부를 살펴본 군부대 측이 드론을 회수해가는 것으로 이날 훈련은 마무리됐다. 

2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일중학교에서 폭발물 탑재 드론의 추락 상황을 가정한 학교테러 대비 을지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훈련 과정에선 드론은 물론 연막탄과 사이렌 등이 활용돼 실제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초동 조치와 대피 및 안전 조치, 구호 조치 및 폭발물 제거, 테러범 색출 및 검거도 뒤따랐다. 

 

한 참여 학생은 “그동안 학교에서 받던 안보교육은 실제 훈련은 아니어서 기억에 잘 남지 않았다”며 “오늘 훈련에선 군인과 경찰, 소방관이 출동하고 드론과 장비들이 동원돼 실감이 났다. 어떤 체험활동보다 유익했다”고 말했다.

 

훈련을 참관한 임태희 교육감은 “동영상으로 열 번 보는 것보다 오늘 한 번의 훈련이 학생들에게는 훨씬 값지고 귀한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