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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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불법적으로 국경 넘어 쿠르스크 취재한 기자 수사

러시아 정부가 우크리아나군이 점령한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주를 취재한 미국 CNN방송 특파원과 우크라이나 기자 2명에 대한 형사 소송을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성명을 내고 CNN 기자 닉 페이턴 월시와 우크라이나 기자 올레샤 니콜라예우나 보로비크, 디아나 블라디미로우나 부츠코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러시아 수배자 명단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 타스연합뉴스

세 명의 기자가 모두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지 않기에 당장 구금될 가능성은 작다.

 

WP는 이 같은 조치가 우크라이나군의 영토 점령을 러시아 정부가 막지 못했다고 보도한 기자들을 겁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해 많은 언론사가 국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보도했지만, 러시아는 국경에서 약 10㎞ 떨어진 러시아 마을 수드자 주변에서 보도하며 자국 영토로 더 깊숙이 들어간 언론인을 골라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FSB가 이들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할 예정이며 유죄 판결 시 최고 징역 5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성명을 통해 취재팀이 제네바협약과 국제법에 의해 보호되는 활동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분쟁 내내 팀은 전쟁에 대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점을 모두 다루는 사실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제공했다”며 “팀은 다른 국제 언론인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정부의 초청을 받아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점령한 영토를 둘러보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의 호위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는 쿠르스크 수르자를 취재한 WP 기자들도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자하로바는 WP 기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범죄를 희석했다”며 “여론을 조작하고 서방이 우크라이나군을 더 지원하도록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