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청년 실업률 때문에 중국에 고학력을 가진 백수 또는 저임금 노동자를 뜻하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실업률 증가로 대학 졸업자 수백만명이 취업을 잘 못하게 되면서 올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란웨이와’(爛尾娃)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란웨이와는 직역하면 ‘썩은 꼬리를 가진 아이’라는 말로,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결국 끝이 좋지 않음을 뜻한다. 이는 자금난으로 건설이 중단된 아파트를 지칭하는 ‘란웨이러우’(爛尾樓)에서 따온 말로, 저임금 일자리를 받아들이거나 부모에 의지해 생계를 이어가는 고학력 청년들을 가리킨다.
로이터가 란웨이와 사례로 든 아만다 천 씨는 후베이중의약대학을 졸업하고 국영기업 영업직으로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퇴사했다. 좋지 않은 직장 문화와 상사의 비현실적인 기대를 퇴사 이유로 꼽은 천씨는 “처음 15일 간의 수습 기간 하루에 12시간 일했는데 일당은 60위안(약 1만1250원)밖에 못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을 살려 품질 검사관이나 연구원이 되고 싶어 130개 이상의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넣었지만 주로 영업이나 전자상거래 관련 업무 제안만 받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청년(16∼24세) 실업률이 21.3%를 기록하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같은해 12월 재학생을 제외한 새로운 방식의 실업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올해 여름 대학생 1179만명이 졸업한 가운데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새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인 17.1%까지 치솟았다. 중국은 통계 방식 변경에 대해 중·고교와 대학 재학생을 뺀 실제 구직자를 대상으로 통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부정적인 통계 수치를 낮추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전망은 여전히 좋지 않다. 중국 교육부 산하 학술지 중국고등교육연구의 지난 6월 연구 발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7년까지 대학생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특히 2034년 대학 졸업생 수가 약 18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중국에서는 상위 명문대 출신의 33세 취업 준비 여성이 산시(陝西)성 셴양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사망했는데 사인이 ‘아사’로 추정된다고 대만중앙통신이 지난 20일 전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닝샤 자치구의 농촌 출신으로 베이징의 한 우수한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 좌절로 절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신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