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에 비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고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그들은 그(트럼프)가 아첨과 호의로 조종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들은 트럼프가 독재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트럼프 자신이 독재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회가 될 때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재임 시절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이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대한 반론인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약 40분간의 연설 중 마지막 10분을 남겨놓고 자신의 외교 비전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안보와 가치를 해외로 확산하는데 확고해야 한다”며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21세기 경쟁에서 이기고, 우리가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고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통령으로서 저는 우리의 안보에 대한 위협에 맞서고, 외국 지도자들과 협상하고, 동맹을 강화하고, 우리의 용감한 군대를 해외에 파견해왔다”며 “우리의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고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등 권위주의 진영에 맞서는 방식으로 내세웠던 ‘미국의 가치를 확산하는 외교‘를 이어가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밝힌 것이다.
그는 또 “트럼프는 반대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포기하겠다고 위협했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동맹국들을 침공하라고 부추겼다”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우크라이나 및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굳건히 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지금이 인질 협상과 휴전 협상을 타결지어야 할 때이기 때문에 24시간 내내 일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할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 인질들을 안전하게 석방할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자의 고통이 끝나면 팔레스타인인들이 존엄과 안보, 자유와 자결권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리스트들에 맞서 우리의 군대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어떤 조치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외교 기조는 바이든 대통령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외교 정책을 추가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하나, 기본적인 골격은 비슷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