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지난 시즌 벡어택 구사율 1%’...도로공사의 ‘연봉퀸’은 ‘NEW 강소휘’가 되기 위해 노력중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27)는 2015~2016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전까지 6년, FA 자격을 얻어 재계약해 3년까지 총 9년을 GS칼텍스에서 뛰며 팀의 상징이었던 강소휘는 지난 봄,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선택을 했다. 정든 GS칼텍스를 떠나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원클럽맨’으로서의 안정된 삶보다는 이적이라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강소휘의 이적 이유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새 도전의 시작점이 될 2024 베트남텔레비전(VTV) 컵대회를 하루 앞둔 23일 베트남 닌빈에서 강소휘는 도로공사 유니폼이 어색하지 않으냐는 물음에 “민트색(GS칼텍스 유니폼)이 잘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피부가 쿨톤이라서 그런지 네이비색(도로공사 유니폼)이 더 잘 받는 것 같다”고 웃었다.

 

4월 강소휘와 도로공사는 3년 최대 24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연간 총보수는 8억원(연봉 5억원, 옵션 3억원)으로, 김연경(흥국생명)과 함께 여자부 최고 연봉자가 됐다. 최고연봉자가 된 만큼 책임감도 더 커졌다. 자연스레 2024~2025시즌이 시작되면 김연경과 비교가 될 게 분명하다. 강소휘는 “아무래도 연봉을 많이 받으니까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이걸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제일 큰 과제인 것 같다”면서도 “최대한 단순하게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잘하자’는 마인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소휘는 다가올 2024~2025시즌 도로공사의 ‘토종 에이스’로서 외국인 공격수와 함께 공격을 책임져야 한다. 강소휘는 지난 시즌 막판 부진에 빠져 득점 순위에서도 12위에 그쳤다. 8억원의 연봉이 오버페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전위에서만이 아니라 후위에서도 일정 이상의 득점력을 보여줘야 한다. 강소휘는 지난 시즌 1023번의 공격을 시도했는데, 전위에서 때린 공이 1011개. 후위에서는 고작 12개에 그쳤다. 후위 세 자리에선 리시버 이상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강소휘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새 시즌을 앞두고 완성도 있는 파이프(중앙 후위공격)를 구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동갑내기 절친인 이윤정과 함께 연습중이라고. 강소휘는 “올해에는 세터 (이)윤정이와 밥 먹듯이 백어택을 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며 “이번 시즌엔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강소휘는 새 팀원들의 도움으로 코트 안팎에서 도로공사의 홈인 ‘김천 라이프’에 금세 적응했다. 도로공사는 정관장과 더불어 몇 안되는 홈구장과 훈련장이 연고지가 일치하는 유이한 구단이다. 그는 “베테랑 언니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후배들도 착해서 편하게 운동하고 있다”며 “(임)명옥, (배)유나, (문)정원 언니뿐 아니라 윤정, (김)현정 등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나아가 “김천 분들의 인심이 너무 좋다.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분들이 있어서 행동거지도 조심하고 있다”며 “한 번은 목욕탕에서까지 알아보셔서 당황한 적도 있다. 그래도 감사하다”고 밝게 웃었다.

 

VTV컵을 통해 ‘도로공사 강소휘’로서 첫 선을 보이게 된 그는 “설레는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이다. 제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며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감독님과 코치님이 추구하는 배구를 잘 따라가고 싶다. 제 몫을 다해서 꼭 ‘팀 잘 옮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소휘는 자신의 새 도전이 도전으로 끝나지 않게끔 팬들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년 안에 우승해서 ‘별 3개’를 다는 것이 목표”라며 눈을 반짝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