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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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독일 대사, 유엔사 월례 회의에 처음 모습 드러내

2019년 6·25 참전국 인정받은 데 이어
최근 유엔사 18번째 회원국으로 가입

최근 유엔군사령부 회원국으로 가입한 독일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독일은 미국 중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내에서 2위의 경제 대국이자 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EU)을 이끄는 강대국이다.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 주한 독일 대사가 최근 열린 유엔사 회원국 대사 월례 회의에 참석해 있는 모습. 독일의 유엔사 가입 후 회원국으로서 사실상 첫 공식 활동에 해당한다. 유엔사 SNS 캡처

24일 유엔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최근 개최된 유엔사 회원국 대사 월례 회의에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 주한 독일 대사가 독일 정부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달 초 독일이 유엔사의 정식 회원국이 된 뒤 사실상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 매달 1회 열리는 유엔사 회원국 대사 회의는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미국 육군 대장)이 주재한다.

 

슈미트 대사는 회의에서 유엔사 새 회원국으로서 독일의 포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을 찾아 독일의 유엔사 가입 절차를 마무리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독일의 유엔사 가입은 한반도 안정에 대한 독일의 의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연대의 신호”라고 말한 바 있다.

 

한반도에서 6·25전쟁이 터진 뒤 독일(당시 서독)은 한국에 야전병원을 지원하겠다고 미국에 제안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은 당시만 해도 유엔에 가입하지 못한 상태였다. 미국은 즉시 환영 의사를 밝혔고 이에 독일은 야전병원 파견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2차대전 패전으로 피폐해진 독일이 한국에 보낼 의료진을 구성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독일 적십자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이 부산에 도착한 것은 정전협정 체결 이듬해인 1954년의 일이었다.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왼쪽 네 번째)이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유엔사 회원국 대사 월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유엔사 SNS 캡처

그래도 독일 의료진은 1954년 5월 부산에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1959년 3월까지 5년 가까운 기간 동안 입원 환자 2만여명과 외래 환자 28만여명을 진료했다. 한국인 간호사를 비롯해 국내 의료인 수십명을 양성한 것도 중요한 업적이었다. 다만 ‘6·25전쟁 기간 한국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료지원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후 60년 넘게 지난 2018년에야 문재인정부는 독일을 이탈리아·인도·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와 같은 6·25전쟁 의료지원국으로 인정했다. 이로써 참전국 숫자도 기존의 21개국에서 22개국으로 늘었다.

 

오늘날 6·25전쟁 참전 22개국이 모두 유엔사 회원국인 것은 아니다. 에티오피아·룩셈부르크·인도·스웨덴 4국은 전후 유엔사 활동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가장 최근에 가입한 독일을 포함해 유엔사 회원국은 18개국이다. 미국은 “평화·안보에 대한 독일의 의지는 한반도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독일의 유엔사 합류를 반겼다.


김태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