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3년째 싸우는 도중 독립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에 세계 주요국 정상들의 지지 발언이 쏟아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총 230명의 포로 교환도 단행했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제33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았다. 이는 냉전 종식에 따라 소련(현 러시아) 해체가 확실해진 1991년 8월24일 우크라이나가 독립 선언법을 채택한 것을 기리는 날이다. 우크라이나는 17세기부터 수백년간 제정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으며, 1917년 공산주의 혁명으로 제정이 무너진 뒤에도 소련의 일부로 남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3년 2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가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을 올렸다. 당시 바이든의 방문은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아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바이든은 함께 게시한 글에서 “오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독립기념일을 맞은 가운데 몇 가지 명확한 사실이 있다”고 전제한 뒤 “러시아가 몰지각한 전쟁을 일으켰을 때 우크라이나는 자유로운 국가였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자유로운 국가이며, 전쟁이 끝날 때에도 자유롭고 독립한 주권국가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SNS를 통해 “영국은 늘 우크라이나 곁에 함께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을 맞아 영국은 앞으로도 항상 그렇게 할 것임을 명백히 선언한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영광을’(Slava Ukraini)이란 문구로 메시지를 마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SNS 글에서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을 맞아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변함없는 지지의 메시지를 보낸다”며 “우리가 공유하는 유럽의 가치 아래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프랑스의 헌신은 결코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일부이기 때문에 유럽은 늘 우크라이나 편”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안보는 곧 유럽의 자유와 안보”라고 밝혔다. EU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EU 회원국 가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는 전쟁 발발 첫날부터 우크라이나 옆에 섰고,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친구들이 자랑스러운 독립기념일을 보내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중임을 감안해 독립기념일을 기리기 위한 어떤 축하 행사도 열지 않았다. 대신 러시아의 침략 이후 전사한 군인과 사망한 민간인들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웃나라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두다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은 2022년 2월 개전 후 이번이 벌써 5번째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독일 다음으로 많이 수용하고 있는 나라다. AP 통신은 “전쟁이 벌써 3년 넘게 이어지며 장기화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폴란드 정부의 지지는 여전히 강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날 포로로 잡은 상대방 국가 장병 115명씩을 석방했다. 우크라이나가 돌려받은 포로들은 2022년 2∼3월 러시아의 침략 초반 러시아군에 잡힌 장병들이며, 러시아가 돌려받은 포로들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공격에 돌입하며 붙잡은 장병들이라고 AP는 전했다. 포로 교환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