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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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화장실 불법촬영하던 20대 군인 딱 걸리자…"아빠한테 전화할게"

시민들에 발각…"아빠한테 전화하겠다" 몸부림 치며 거부
시민들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온 20대 현역 군인 A씨를 붙잡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A씨가 ‘휴대전화를 보여달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딴청을 피우는 모습. YTN 캡처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불법촬영한 20대 현역 군인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시민들이 이 군인을 제압할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6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상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휴대전화로 불법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현역 군인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5일 오전 1시20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한 상가 1층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현장에서 검거될 수 있었던 건 A씨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시민들 덕분이다. A씨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 있다가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태권도 관장과 시민들이 A씨를 붙잡았다.

 

YTN이 지난 26일 공개한 영상에는 A씨가 두 남성에게 양팔이 붙잡힌 채 몸부림치는 모습이 담겼다. 모자를 푹 눌러쓴 A씨는 “가만히 있겠다. XX. 팔 놓으라”며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에 남성들이 “가만히 있어”라며 제압하자 A씨는 “자, 손 들고 서 있을게”라고 했다.

 

A씨를 경찰에 신고한 태권도 관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A씨에게) ‘지금 여자 화장실에서 나온 거냐’고 물었다. 그런데 ‘여자 화장실이었느냐’고 묻더라. 모를 수가 없지 않나. (그래서) 바로 (A씨를) 붙잡았다”며 “(A씨가) 여자 화장실에서 바로 나온 것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과 A씨 사이에서 실랑이가 오가는 사이 한 여성은 직접 A씨가 휴대전화로 불법촬영을 하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A씨를 붙잡은 시민들이 ‘직접 보셨다는 거죠? 확실해요?’라고 묻자, 이 여성은 ‘네’라고 답했다. 

 

한 시민이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 촬영한 게 아니라면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A씨는 “보여주겠다”고 응하더니 돌연 태도를 바꿔 “아빠한테 전화하겠다”며 거부했다.

 

이에 시민이 “아니, 아빠한테 전화하는 게 아니라 사진을 보여주면 되잖아요”라고 말하자 계속 몸부림치며 저항했다.

 

이후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A씨는 휴가를 나온 20대 현역 군인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서 불법촬영이 의심되는 자료들을 발견했지만, A씨는 불법촬영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입건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진행하는 등 추가 범죄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