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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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의 시름·애환 “가족의 힘으로 버텼다”

애플TV 시리즈 ‘파친코’ 시즌2
주연배우 김민하·이민호 인터뷰

“시즌2에서는 이야기적으로, 감성적으로 많이 풍성해졌다.”(이민호)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 집안을 다룬 시리즈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지난 23일 두 번째 시즌의 첫 화를 공개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만난 배우 김민하와 이민호는 시즌2에 대해 “시즌1보다 극적인 느낌이 추가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친코’의 배우 이민호(왼쪽)와 김민하. 애플TV 제공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미국 자본으로 제작됐다. 시즌2에서는 종전이 임박한 1945년과 거품 경제가 한창이던 1989년을 오간다. 선자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남편의 옥살이로 생계를 책임진다. 차별과 배고픔이 일상이지만 앓는 소리 한 번 없이 의연하고 꿋꿋하게 헤쳐나간다.

 

젊은 선자를 연기한 김민하는 “처한 환경은 어렵지만 선자는 더 단단해지고 유연해졌다”며 “시즌2 하면서 선자에게 많이 놀랐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생각하다 보니 내면적으로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자 강인함의 원천을 가족으로 봤다. 김민하는 “선자는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이 정말 많아 사랑을 주고받는 법을 잘 아는 인물”이라며 “그러기에 깊이 있는 내면을 가졌고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시즌2에서는 가족으로 인해 더 단단해졌다”고 설명했다.

 

시즌1에서 선자와 혼인을 거부한 고한수는 시즌2에서 무기밀매상이 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업을 키우며 일본 사회의 사다리를 오른다. 한수 역의 이민호는 “한수를 통해 지금의 나와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한수처럼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생존해야 했고 잘 되려는 욕망을 품었던 적도 있다”며 “그 과정에서 제가 누군가의 지지와 사랑을 경험하면서 건강한 쪽으로 나갔다면 한수는 그런 기회조차 없던 시대를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한수는 선자 가족을 맴돌며 도움을 준다. 이민호는 “한수에게 선자는 사랑 이상의 무언가이자 나를 세상에 존재하게 하는 것”이라며 “한수가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는 선자와 유일한 핏줄인 노아밖에 없겠더라. 그런데 정작 본인은 무얼 욕망하는지 모르는 상태라 상정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김민하는 “시즌 2에 임하면서 가장 초점 뒀던 게 ‘그럼에도 불구하고’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희망이었을까에 많은 의미를 두고 연기했다. 이 진심이 묻어나 관객도 본인의 상황에서 이를 생각할 계기를 드렸으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