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美 RFA “한국행 탈북민 15명 中 공안에 체포”

“女 13명·어린이 2명” 보도
통일부 “사실관계 확인 중”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민 15명이 중국에서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탈북민을 보호하고 강제북송을 막겠다고 수차례 약속했지만, 중국에서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27일 미국의 대북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에서 동남아로 넘어가려던 탈북민 15명이 21일 접경지역인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윈난성은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지역이다. 탈북은 북한→중국→동남아 국가를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는 경로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 중국 공안이 동남아로 넘어가는 길목에 잠복해 있다가 탈북민 그룹을 덮쳤고, 탈북민들과 연락하던 국내 관계자들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RFA는 전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RFA에 “곤명(쿤밍)까지는 두 개 조가 무사하게 다 도착해 합쳤는데, 강변에 도착한 영상을 보내다가 공안이 덮쳐서 그다음 소식이 오리무중이 돼 다른 브로커에게 물어보니, 강변에서 다 잡혔다고 (답이) 왔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RFA에 이들 탈북민은 중국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등에서 모인 여성 13명과 어린이 2명이라고 밝혔다.

탈북민 구출 실태를 잘 아는 또 다른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는 “최근 질 낮은 브로커가 십수 명을 위험하게 한꺼번에 이동시키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재북 가족을 구출하려는 국내 탈북민이나 중국에서 국내 입국을 준비하는 탈북민이 이 실태를 꼭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명 또는 2명, 많아도 3명이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15명을 2개 조로 나눠 이동했다는 주장으로 미루어 이들은 중국 내에서는 7, 8명이 한꺼번에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동남아 접경지에 도착해선 두 그룹이 합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을 탈출해 해외에 계신 동포들이 강제로 북송되지 않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떠한 경우에도 해외체류 탈북민이 자유의사에 반해 강제북송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