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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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생명 인수 가닥… ‘부당 대출’ 변수 되나

28일 이사회… 실사 보고·동의 절차 진행
기관경고 등 제재 땐 M&A에 악영향
금융당국 조치 전에 막바지 작업 속도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인수하기로 가닥을 잡고 막바지 가격 협상 절차에 돌입한다.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으로 금융당국이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수 과정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ABL생명 인수’ 안건에 대한 논의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두 생보사에 대한 실사 결과와 인수 협상 전반에 관한 사항을 공유한 뒤 이사들의 동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은 지난주 동양·ABL생명에 대한 현장 실사를 마치고 경영진에 결과를 보고했다. 우리금융은 두 생보사의 현재 경영 상황과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동양·ABL생명의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양사를 패키지로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이후 가격을 뺀 나머지 인수 조건에 대해 다자보험 측과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다만 최근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들 보험사 인수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부정 대출 관련자에 대한 제재는 물론이고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의 기관 제재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에 기관 제재가 떨어지면 이번 인수건에 악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금융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15조 3항에 따르면 금융사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면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제재조치 결정 전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생보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우리금융이 이번 인수에 성공한다면 보험사를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 다른 금융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