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창업한 인공지능(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센드버드는 이듬해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한 뒤 7년 만인 2021년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창업 10년 미만 스타트업)에 등극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또 그 성장의 과실은 국내 자회사로 이어져 지난해 매출액이 241억원에 달했다.
센드버드와 같은 국외창업기업도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외창업기업 지원 근거를 위해 개정된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8일 시행된다. ‘국외창업’ 관련 요건을 신설해 국외창업의 경우도 국내 수출 기업과 마찬가지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외창업 스타트업에게 해외시장 진출자금을 3년간 6억원 지원하고, 글로벌 멘토링, 현지 네트워크 연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40억원 규모였던 해당 예산은 내년 100억원으로 대폭 증액되며 지원 대상도 20개사에서 50개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원 대상은 대한민국 국민이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고,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인 경우다. 아울러 국내에 사업적 연관성을 가진 법인을 보유해야 하며, 사업장, 영업소 등을 설치·운영하고 상시근로자를 고용해야만 국외창업기업 지원 대상으로 인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해외로 본사를 이전(플립)한 기업까지 지원을 확대하는 이유는 이들의 성장이 국내 기업 성장 및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주요 플립 스타트업 8개사의 국내 자회사 매출은 총 11조3000억원가량으로 연평균 2조3000억원꼴이다.
플립한 기업의 국내 자회사까지 성장의 과실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현지 벤처투자회사(VC)다. 최근 해외법인에 투자하는 현지 VC가 해당 법인의 모국에도 투자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현지 투자를 받은 해외법인이 국내외 투자자 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국내 투자를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 덕택이다.
이외에도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및 성장 촉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세수확보 및 고용창출 등 국내 경제에 기여 등 스타트업의 국외창업에 따른 이점이 확인된다.
해외에 법인을 세우는 스타트업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135개에 불과했던 해외 진출 스타트업의 규모가 2년 만인 2022년 259개로 2배가량 뛰었다. 바로 해외에 창업하는 ‘본(Born) 글로벌’ 스타트업도 2022년 기준 132개로 2년 전(50개)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염원하던 외국 창업기업 지원 길이 열리자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2년 전 미국에 진출한 교육 실습 플랫폼 기업 앨리스그룹의 대외협력팀장은 “글로벌 무대에 진출해 교육 솔루션이나 클라우드서비스를 현지화하고 세일즈 성과를 내려면 준비 시간이 필요할 텐데 정부의 마케팅 비용 등 실질적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