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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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조형물 대신에 ‘독도 영상’ 상영

서교공, 지하철역 철거 논란에
9월 초까지 벽걸이TV 달기로

지하철 역사에서 독도 조형물을 잇달아 철거해 ‘독도 지우기’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교통공사가 진화에 나섰다. 기존 조형물을 철거한 역사에 벽걸이 TV를 설치해 사계절 독도 영상을 상영하기로 했다.

27일 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독도 조형물이 철거된 잠실역과 안국역, 광화문역에 다음 달 초까지 벽걸이TV를 설치하기로 했다.

TV 화면에는 독도의 사계절이 담긴 영상을 상영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공사는 승객 동선에 지장이 없고 유지·관리가 용이한 액자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했다. 이후 시민 주목도와 매체 활용도, 관리의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벽걸이TV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앞서 공사는 광복절을 앞둔 지난 8일, 12일 잠실역과 안국역의 독도 조형물을 각각 철거했다. 광화문역 조형물도 지난 5월 철거를 완료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꼭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 독도 조형물을 철거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줄을 이었다.

시민 비판이 거세지자 공사는 시민 안전을 위한 조치일 뿐 ‘독도 지우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잠실역은 별내선 개통에 따른 혼잡 우려, 안국역과 광화문역은 코로나 일상회복에 따른 관광객 증가로 조형물 철거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조형물이 노후화해 역사 내 다른 공간으로 이설하는 것도 불가능했다고 항변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공사는 아직 조형물이 철거되지 않은 3개 역(시청·김포공항·이태원역)에 대해선 기존의 노후 독도 모형에 색을 새로 입히는 방식 등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독도의 날(10월25일)을 앞둔 10월20일쯤 시민들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독도 조형물 리모델링 내용과 일정 등이 담긴 안내문을 6개 역사에 부착하고, 추진 현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하기로 했다.

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큰 만큼 벽걸이 TV 설치와 기존 조형물 리모델링을 최대한 빨리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