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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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여름과 가을 사이의 미소

처서가 한참 지나서야 더위가 한발 물러섰다. 35도까지 치솟던 온도는 간신히 30도 안팎으로 내려앉아 잠시 숨 돌릴 틈을 준다. 수크령이 무성히 자라 오지 않은 가을을 기다리는 가운데 민소매 차림의 외국인 관광객이 공원에 들어섰다. 인적 드문 공원에서 사람을 발견하자 수줍게 웃으며 낡은 카메라를 건네며 사진을 부탁했다. 수크령 속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주자 그는 기쁜 듯 연신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민소매를 입고 수크령 속에서 미소를 짓는 그는 그야말로 여름과 가을의 사이에 서 있었다.


최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