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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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돌기둥에 낙서한 인플루언서, 중국서 공갈 혐의로 구속

지난 5월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 돌기둥에 ‘Toilet(화장실)’라는 낙서를 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중국인이 현지에서 공갈 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구속됐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중국 현지 언론을 인용한 보도에서 “일본 경시청 공안부가 지명수배한 이 남성이 중국에서 경찰에 구속됐다”며 “중국에서의 공갈사건에 관련된 혐의”라고 전했다. 항저우시 공안국도 공갈사건으로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야스쿠니신사에서 낙서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장면. 아사히신문 캡처 

해당 남성은 지난 5월 31일 다른 중국인 남성 2명과 함께 야스쿠니신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Toilet’라고 썼다. 스프레이를 구입한 남성은 기물훼손, 예배소불경 혐의로 지난달 체포됐으나 낙서를 직접한 남성, 이를 촬영한 남성은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야스쿠니신사에서는 지난 19일에도 돌기둥에 중국어로 화장실을 의미하는 낙서가 발견됐다. 

 

아사히는 “낙서를 한 남성은 틱톡 중국 국내판 ‘도우인’ 등에 ‘권선징악’을 자칭하며 위조품을 고발하는 등의 행위를 해왔다”며 “과격한 언행으로 부정적인 의견도 많아 신고를 당한 지난 1월 복수의 SNS 계정을 폐쇄했다”고 전했다. 

 

야스쿠니신사 낙서 사건은 또 다른 중국인이 중·일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중국땅”이라고 발언하는 해프닝으로 비화됐다. 지난 19일 NHK라디오 방송의 중국어 뉴스 프로그램에서 야스쿠니 신사 낙서 관련 뉴스를 전하던 40대 중국인 진행자가 약 20초 동안 원고에 없던 돌발 발언을 했다. 그는 “댜오위다오와 부속 섬은 원래 중국 땅이다. 역사 수정주의를 선전하고 전문적이지 않은 NHK에 항의한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이어 영어로 “난징 대학살을 잊지 말라. 위안부를 잊지 말라. 그들은 전시 성노예였다. 731부대를 잊지 말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공영방송 뉴스에 자국 영유권을 부정하고 역사적 치부를 드러내는 발언이 전파를 타자 NHK에 항의가 쇄도했다. NHK는 이 남성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한편 사과방송도 내보냈다.


도쿄=강구열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