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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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英대사관 ‘국제한반도포럼’ 불참 통보

“남성 일색 패널 구성 부적합” 이유

주한영국대사관이 다음 달 3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한반도포럼 2024’에 우리 정부의 초청을 거절하고 패널 불참을 통보했다. 남성 일색의 패널 구성이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주한영국대사관 대변인은 27일 세계일보에 “다음 주에 개최될 2024 국제한반도포럼(GKF)에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의 참여가 어렵다는 점을 알려드린다”며 “주한영국대사관은 성평등의 가치를 지지한다. 참여자들이 다채로운 견해들을 공유할 때 행사가 더욱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행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 가운데 7대 추진방안 중 하나다. 윤석열정부의 자유통일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플랫폼으로, 2010년부터 매년 통일부가 개최한 한반도국제포럼의 이름을 바꾸고 급도 높여 처음 열리는 것이다.

이번 행사의 패널 구성은 당초 19명 모두가 남성으로 공개돼 성비 불균형에 대한 일각의 지적을 받았다. 이날 기준으로 정부는 20명 패널 중 여성 전문가 1명을 포함한 상태다. 그러나 성비 균형,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각 세션 주제에 맞는 국제사회 한반도 문제 전문가를 초청하기 위해 성별·국적 등에 상관없이 두루 후보군을 선정해 접촉했으나 많은 여성 전문가가 여러 사유로 참석 불가를 통보해 불가피하게 이번 포럼은 다수의 남성 연사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포럼 성격상 신진 전문가보다는 중견학자 이상의 전문가 위주로 접촉했다고도 덧붙였다.

영국대사의 불참과 관련해서는 “영국 측 입장을 존중한다”며 “외교관례상 불참 이유를 정부가 확인해주긴 어렵다”고 답했다.

윤석열정부는 그동안 국제사회로부터 여러 차례 성평등 퇴행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6월 초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 실패와 여가부 예산의 급격한 감소, 여성에 대한 퇴행적인 정책에 대해 우려한다”며 “(여가부) 장관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임명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여가부 폐지 방침과 관련해 2022년 영국 텔레그래프는 “성평등 부처 폐지하는 한국의 ‘여성 지우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