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가상자산 출금 중단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하루인베스트 대표를 법정에서 습격한 피의자가 금속 과도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금속 흉기로 피고인을 공격한 사실이 드러나 법정 안전 대책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29일 “피의자가 집에서 사용하던 칼인 과도를 가방에 넣어 법정에 반입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칼은 현재 금속성 재질로 추정되나, 제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제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2시26분경 50대 남성 A씨는 서울남부지법 제15형사부 심리로 열린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모씨의 재판 도중 이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A씨는 방청석에 앉아 있다가 가방에서 꺼낸 총길이 20㎝ 가량의 과도로 피고인석에 달려들어 이씨의 목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하루인베스트 코인 편취 혐의 사건의 피해자로, 출금 중단에 따른 손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피의자의 정확한 범행 경위 및 동기 등에 대해 계속 조사 중”이라며 “추가 조사 후 금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현장에서 상당량 출혈이 있었지만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하루인베스트는 투자자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 등 코인을 예치하면 이자를 지급하는 중앙화금융서비스(CeFi) 업체다. 2020년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지난해 6월 갑자기 고객이 예치한 코인에 대한 출금을 중단해 논란이 됐다.
검찰은 이씨 등 하루인베스트 경영진이 고객들을 속여 가상자산을 받아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약 1조3944억원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