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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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마시기 싫다고?” 태권도 감독, 전기 파리채로 대학 제자 ‘엽기’ 폭행

광주지방법원. 뉴스1

 

대학교 태권도 선수들을 화살촉, 전기 파리채 등 여러 도구와 흉기로 학대한 50대 전임 감독에게 재판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연선주·김동욱·김유진)는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52)의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전남의 한 대학교 태권도 겨루기 선수부의 전임 감독이자 조교수였다. 그는 2022년 3월, 선수단 지도자실에서 B군을 흉기로 찌른 혐의 등을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군은 태권도 선수로 입학한 10대 학생이었다.

 

범행 당일 A씨는 선수들과 함께 지도자실에서 술을 마시던 중 B군이 다른 학생들에게 ‘감독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 싫다’고 말한 것을 듣게 되면서 격분해 폭행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A씨는 같은해 3월부터 5월까지 자신이 가르치던 신입생 3명을 특수폭행한 혐의도 같이 받는다. 그는 총 10차례에 걸쳐 흉기와 당구대, 화살촉, 전기 파리채 등을 사용해 위력을 행사했다.

 

A씨는 스프레이형 파스를 화염방사기처럼 작동시켜 피해자들을 위협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감독의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제자들을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A씨는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한 폭행의 내용과 정도를 교육자 또는 지도자라는 피고인의 지위에 비춰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원심에서 피해자 2명과 합의하고 당심에서 다른 피해자에게 형사공탁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