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고교 교사가 생활체육센터 샤워장에서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응급처치해 구조한 일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귀감사례가 되고 있다.
29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경북대사대부고 생명과학 이근우(39·사진) 교사는 지난 7일 낮 배드민턴을 치러 대구 한 생활체육센터를 찾아 운동하던 중 샤워장 근처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무슨 일인지 확인하러 샤워장으로 향한 이씨의 눈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중년 남성이 들어왔다.
먼저 이 남성을 목격한 이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지만, 이씨가 보기에 당시 정확한 흉부 압박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였다.
마침 학생들 수학여행 인솔을 앞두고 학교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던 이씨는 망설임 없이 쓰러진 남성에게 다가가 배운 대로 정확하게 흉부 압박을 시행했다.
그의 응급처치로 남성은 맥박을 되찾았고 잠시 후 도착한 119 구급대에 무사히 인계됐다.
이씨의 선행은 조용히 묻힐 뻔했지만 의식을 회복하고 병원에서 퇴원한 이 남성이 지난 27일 경북대사대부고 교무실을 찾아 감사 인사와 함께 떡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이씨는 "평소 심폐소생술 연수를 받아 왔기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학생들의 위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배운 것들이 실제 생명을 구하는 일로 이어져 교육의 가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고, 환자가 생명을 구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받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매년 해온 교내 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이근우 교사가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며 "그의 선행은 비상사태 대비와 관련해 교육적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