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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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생활체육예산 지방에 직접 교부, 적법”

체육회 ‘패싱’ 위법 주장에 반박
“지자체도 체육 진흥 사무 가능”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내년 생활 체육 예산 416억원을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방 체육회에 직접 교부하는 예산 체계 개편이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체육계의 대한체육회를 건너뛴 정부의 예산 직접 집행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국민체육진흥법 33조는 경기단체와 생활체육 종목단체 등의 사업과 활동에 대한 지도와 지원, 체육 대회의 개최와 국제 교류, 선수 양성과 경기력 향상 등 전문체육진흥을 위한 사업, 체육인의 복지 향상, 국가대표 은퇴선수 지원사업의 주체로서 대한체육회의 설립을 명시한 조항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연합뉴스

대한체육회는 이 조항을 들어 정부가 종목단체와 지방 체육회에 예산을 직접 주는 게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체육진흥법의 내용은 국가와 지자체가 체육진흥에 관한 사무를 수행할 수 없다거나 모든 체육 예산 집행을 대한체육회가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현재 대한체육회에 지원하는 4200억원의 예산과 별도로 축구, 야구, 배구, 농구, 자전거, 육상, 바둑, 산악, 씨름 등 종목단체를 대상으로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육회를 거치지 않은 문체부의 예산 직접 집행 사례다.

문체부는 생활 체육 예산 일부 개편은 ‘문체부가 편성(안)을 제출하고 기획재정부가 심의해 확정한 사항’이라며 대한체육회의 주장은 문체부뿐만 아니라 기재부도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역설했다.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정부 부처 두 곳이 위법한 행동을 하겠느냐는 설명이다.

문체부는 마지막으로 체육 주무 부처로서 정책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조사업자를 선정할 권한이 있다고 소개했다.

문체부는 생활 체육 예산을 시작으로 내부 논의를 거쳐 종목단체 예산 직접 집행 범위도 확정할 참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