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연두색 번호판'은 창피했나…2024년 법인차 등록 1만대 '뚝'

올해부터 8000만원 이상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도록 하면서 해당 차량 등록 대수가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가 브랜드의 판매량 감소세가 뚜렷해 제도 도입이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8000만원 이상 법인차 신차등록대수는 2만74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7%(1만506대) 감소한 수치다.

공공·민간법인의 8000만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의 모습. 연합뉴스

8000만원 이상 법인차 신차등록대수가 2021년 1∼7월 3만381대에서 2022년 같은 기간 4만64대, 2023년 같은 기간 3만7906대로 유지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급감한 셈이다. 

 

브랜드별로 살펴봐도 주로 고가 모델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의 법인차 신차등록대수가 뚜렷하게 하락했다. 

 

포르쉐는 올해 1∼7월 2219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판매량(4183대) 대비 47.0% 줄었다. 벤틀리,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0%, 42.2%, 44.4% 감소했다.  

 

모델별로 보면 이른바 ‘회장님차’로 불리는 제네시스 G90 법인차 판매량은 36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6% 줄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법인차는 1843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63.9% 떨어졌다.

 

용도별로는 자가용 법인차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3만3363대 등록됐던 자가용 법인차는 31.0% 감소한 2만3007대가 등록되는 데 그쳤다.

사진=연합뉴스

고가 법인차의 판매 감소는 올해부터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공공·민간 법인이 신규·변경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기로 하고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당초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더라도 고가차 인기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낸 셈이다.

 

다만 제도 도입 직전 미리 법인차를 사두려는 수요가 몰리며 고가 차량 판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던만큼, 당분간 감소가 이어지다가 점차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수도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1억5000만원 이상 고가 차량은 전년 대비 39.6% 늘어난 3만3999대로 집계됐다. 1억5000만원 이상 차량이 3만대 넘게 팔린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