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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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친윤’ 권성동 “대통령이 더 강하다”… 한동훈 겨냥했나

“당정 분열되고 정권 재창출한 사례 없어
대통령과 함께 가기 위해 지도부 고민해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30일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이 더 강하다. 더 강한 대통령과 함께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도부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 개혁을 둘러싼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 상황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참여 전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로 불려왔다. 

 

권 의원은 이날 인천에서 열린 당 의원 연찬회의 ‘동료의원 특강’에 연사로 나서 “당정이 분열되고, 대통령 따로 가고, 당 따로 가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예가 단 한 번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 때 이회창 대선 후보,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정동영 대선 후보가 낙선한 일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우리가 집권여당이다. 당정관계가 정말 중요하다”며 “정당의 존재 목적은 정권 창출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말 당정관계에 대해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그리고 우리 의원들의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 뜻을 모으는 절차를 더 자주 해야 한다”며 “그래야 당 지도부가 대통령이나 정부가 한 마디할 때 힘이 생기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권 의원은 “그냥 말 한마디 툭툭 던진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권 의원이 한동훈 대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한 대표는 정부의 의료 개혁 기조를 두고 “국민 건강이나 생명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이 아니지 않나”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대표는 대안으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을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거절하고 의료 개혁에 대한 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각종 사안을 두고 이견을 드러내던 두 사람이 의료 개혁 문제를 두고 전면 충돌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권 의원은 “제가 1년 정도 언론 인터뷰를 안 했다”며 “정부가 항상 잘하는 건 아니지 않나. 언론 인터뷰하면 저도 성격이 있다 보니까 또 바른 소리 하게 돼 있다”라고도 했다. 권 의원은 “바른 소리 하면 언론에서 대립, 분열, 갈등 이렇게 보도될 것 같더라”라며 “명색이 정권 창출에 조그마한 기여를 한 입장에서 그런 식으로 (보도가) 나서 당에 피해가 가는 게 좋지 않겠다 싶어서 1년간 언론 인터뷰를 한 번도 안 했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동료의원들도 이런 마음을 갖고 앞으로 당정관계 잘 풀어나가고, 당과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아지지 않으면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어떻게 하든 똘똘 뭉쳐서 물밑에서 수많은 대화를 통해 대통령과 당의 지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인천=김병관·김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