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연희동 싱크홀’ 사고 직전 영상 보니… 방지턱 넘듯 ‘덜컹’

지난 29일 서울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 직전 촬영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주행 중인 차량이 위아래로 심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원은 지난 29일 오전 11시13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성산대교 방면)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차도에서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해 승용차가 빠져 있다. 뉴스1

싱크홀 사고가 발생하기 13분 전 영상이다. 찍힌 영상에는 차량이 특정 구간에서 과속방지턱을 넘듯 붕 뜨거나 심하게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이 찍혔다.

 

주 의원은 “차량이 너무 튀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이상함을 느껴 정차 중에 이를 촬영해 구청 도로 담당 부서에 전달했었다”며 “이후 사고가 있었음을 속보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상이 찍힌 직후 이 곳에는 싱크홀이 발생해 주행 중이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대가 빠졌다. 싱크홀 규모는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원 SNS

남성 운전자 A(82)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동승자인 여성 B(79)씨도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 바로 아래쪽으로 도시가스관과 상수도관 등이 지나가 큰 사고로 번질 위험도 있었으나, 소방 당국은 가스 누출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도로는 서울시 소관이다. 시는 지난 5월 이 도로에 대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했으나 지하 공동(땅속 빈 구멍)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재난안전본부는 현재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주 의원은 “제보 10분만에 구청 직원들이 예측하기 쉽지 않은 싱크홀 사고를 대응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싱크홀이 의심된다면 제보하는 습관이 생활화 되고, 공공에서도 싱크홀 점검과 보수에 더 민감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