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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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김건희 여사도 ‘의대 2000명’ 증원 완강하더라”…통화 일부 공개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 붕괴 위기에도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가운데, 김건희 여사 역시 ‘2000명 증원’에 대해 완강한 반응을 보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MBC 보도화면 캡처

진 교수는 지난 29일 시사저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가) 그 부분은 굉장히 완강한 입장”이라며 4·10 총선 직후 김 여사와 57분간 통화한 내용 일부를 전했다. 

 

진 교수는 “김 여사와 통화하며 왜 2000명이란 정수에 집착하느냐. 숫자가 도대체 왜 나왔냐고 얘기했다”며 “솔직히 말하면 나는 미학 가르치고 애들 미술사 가르치는 사람인데, 매년 신입생을 60% 증원한다? 그럼 나도 강의 못 한다”고 했다. 이어 “무리한 거라고 내가 계속 얘기를 했다. 그런데도 그 부분은 완강하더라”라며 “‘이거 뭐 과학적으로 된 거고, 블라블라블라 얘기하는데”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교수는 김 여사로부터 의대 증원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 발언을 들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주위에서도 굉장히 많은 의사들이 있지 않겠나. 그런 사람들이 많이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그 얘기를 하면 불같이 또 격노를 한다. 아예 못하게끔 한다, 그러더라”며 “이게 지금 이런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은 두 번째 국정 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의료체계 위기설을 일축하며 “여러 근본적인 문제들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바로 우리가 의료개혁을 해야 하는 그 이유이지, 이 때문에 멈출 수는 없다”며 기존 입장을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개혁의 당위성과 완수 의지를 다시금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개혁추진 과정에서 의정갈등이 장기화, 응급실·수술실 등 의료 현장 상황이 심각해자 정부의 의료개혁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국민적 불안감과 우려가 높아진 데다 이를 야당이 공격하고 있어 의료개혁의 다시 한번 당위성을 환기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지금 비판과 비난을 받아도 우리나라의 미래가 열린다면 국가 지도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하나하나가 모두 어려운 과제”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나에게 부여된 소명은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개혁에 도전하고 완수하는 것”이라며 “선거가 없는 지금이 개혁의 적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월1일 대국민 담화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를 어떻게 대통령이 유불리를 따지고 외면할 수 있겠나”라며 “대통령인 제게 가장 소중한 절대적 가치는 바로 국민의 생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정간 이견이 노출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서는 의료계가 과학적으로 산출된 통일안을 제시할 경우 조정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