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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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부동산 임장… AI로 보험 진단… 금융의 미래 보다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 열려

109개 기업·기관 참여 역대 최대 규모
얼굴인증 암표방지 서비스 등 눈길

“엄지와 검지를 살짝 붙였다 떼주세요. 어느 방이든 곧바로 이동 가능합니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의 네이버페이 부스에서 직원이 ‘부동산 VR투어’를 시연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제공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전시회장. 묵직한 고글 모양의 VR(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자 서울 송파구 소재 헬리오시티 단지가 금세 눈앞에 펼쳐졌다. 3D로 생생하게 구현해 낸 화면을 통해 아파트 건물의 높이, 일조량 변화, 건물 외벽의 질감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한쪽에 띄워진 아파트 내부 평면도를 손가락으로 선택하면, 거실이나 부엌, 욕실 등 원하는 방으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천장의 높이부터 욕조의 깊이까지 구석구석 살펴보며 집을 둘러봤다.네이버페이는 이처럼 아파트 매물·단지를 VR로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핀테크사들이 이처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7∼29일 DDP에서 열린 제6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핀테크와 AI, 금융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85개 부스에 109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20일 출시한 ‘부동산 VR 매물·단지투어’의 시연장을 마련해 방문자가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의 연구개발(R&D)자회사인 네이버랩스가 만든 디지털 트윈 솔루션 ‘ALIKE(어라이크)’를 통해 구현한 서비스다. 아파트 단지와 매물의 공간 내부를 드론, 360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사진을 AI를 활용해 3차원으로 복원했다. 사용자가 발품 대신 ‘손품’만으로 ‘온라인 임장’을 가능하게 했다. 한 참가자는 “집을 보러 다닐때 직접 돌아다녀야하고 집주인과 시간을 맞춰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VR을 이용해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고 신기하다”라며 “다른 분야에도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얼굴인증 암표방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근 공연 표예매(티켓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암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암표 상인이 횡행하자, 단순 신분증 검사로 막을 수 없는 암표 거래를 줄이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는 AI에 기반한 초개인화 솔루션을 선보였다. 카카오페이가 소개한 ‘금융비서’는 마이데이터(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자산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일상 속 금융 이벤트를 예측해 개인화 정보를 제공한다. 적금 만기일에 목돈 투자 방법을 조언하거나 급여일에 맞춰 카드대금 인출 후 월급 잔액을 알려준다.

 

‘보험진단 AI’는 개인의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질환을 예측하고 보험 보장 수준을 상담해주는 서비스로, 내달 출시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전문기업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자산관리서비스 ‘토핑+’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자산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토핑은 사용자의 시점과 상황에 맞게 먼저 필요한 질문을 제안하고 이를 예상하여 답변을 내놓는 ‘My AI’ 기술을 구현한 서비스다. △스마트 브리핑 △금융 비서 △소비 분석 등을 제공하며 개인의 금융·자산 정보를 결합해 초개인화된 해법을 제시한다. 스마트 브리핑과 금융 비서의 경우 마이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이 가장 관심 높을 금융 정보를 예상·요약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더 상세한 분석과 조언을 위해 추가 질문과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다.

 

또 뱅크샐러드 가계부 분석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로운 소비 분석 기능도 내놓았다. 예를 들어 식비 지출이 크게 바뀐 때가 언제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지난 달 소비 감소의 이유가 무엇인지 등 다면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다. 

 

김문규 뱅크샐러드 CTO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AI 기술이 출현하며 데이터 활용의 새로운 관점이 제시되어야 하는 시점에 마이데이터를 기술적으로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뱅크샐러드가 국내 최초 나아가 세계 최초의 새로운 데이터 활용 담론인 My AI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모든 뱅크샐러드 고객들이 금융 자산과 관련된 고민을 My AI와 함께 할 수 있도록 1인 1AI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