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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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얘기했냐" "선동 말라"… 의혹 난타전 벌어진 김용현 청문회

여야는 2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부의 계엄 준비 의혹과 군 실세 논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과 계엄 선포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최근 (후보자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렀”며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입구에서 경호처 직원의 안내로 불러서 무슨 얘기를 했는가. 계엄 얘기를 안 했는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대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을 갖고 여러 가지 선동적인 말씀을 하시는데 이 자리는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나누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항간에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 대비를 위한 친정 체제를 구축 중이고 후보자의 용도도 그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후보자를 중심으로 대통령실과 국방부, 방첩사, 수방사가 하나의 라인으로 구축될 수 있다. 계엄령과 같은 것이 헌정 질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자가 결단코 국방부 장관에 임명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계엄령을 발령하는 경우는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계엄령이 발령된다고 해도 (대통령이) 국회에 즉각 통보하면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해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 전술에는 모든 심리전이 포함되는데 이를 혹시 민주당이 쓰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충암파를 거론하며 김 후보자를 추궁했다. 윤 대통령이 졸업한 서울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후보자와 이 학교 출신인 충암파가 군 내 권력을 장악했으며, 계엄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군에는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박종선 777사령관을 포함해 충암고 출신 장군이 4명 근무하고 있다. 야권은 특정 학교 출신이 군의 정보를 장악하고, 계엄을 선포할 때 가장 중요한 사람인 국방부장관과 방첩사령관이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 정기회 제1차 국방위원회의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성일종 위원장에게 전달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김 후보자는 “(야당의 주장을)인정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국방부 장관과 방첩사령관이 같은 고등학교 동문인 적이 있었다”며 장관이 된 이후에도 계엄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김 후보자 측이 개인정보 부동의,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답변 제출을 거부했는데 그 규정과 근거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며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팀이 전달한 전화번호가 결번으로 나오고 있다. 국회를 무시한 행태이며 인사청문회법 19조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징계 요청 사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후보자의 주식 거래 내역이 왜 부동의인지 모르겠다”며  “후보자의 장남이 2014년~2023년 해외에서 유학을 했는데 후보자의 해외계좌 개설 환전 및 해외 송금 내역, 해외 소유 자산에 대해서도 제출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