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문 전 대통령 ‘뇌물수수 피의자’ 적시에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논두렁 시계’ 파문을 떠올리고 치를 떨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노무현 대통령의 불행했던 서거의 역사 과정을 보자”며 “논두렁 시계라고 하는 정말 모욕스러운 과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직하게 살아오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감내할 수 없었던 모욕이었다”며 “결과적으로 그 불행한 길을 가셨는데, 그런 역사를 보고도 또 이런 짓을 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논두렁 시계’ 파문은 2009년 4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에게 스위스 명품 시계를 뇌물로 제공했다’는 취지의 한 방송사 단독 보도로 시작됐고, ‘권양숙 여사가 문제의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다른 방송사 보도로 확산했다.
해당 보도가 ‘망신 주기 언론플레이’ 전형이었다는 비판이 그간 여러 번 제기됐는데, 그와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박 의원의 지적으로 들렸다.
박 의원은 “그 당시 가족을 그렇게 흔들어서 그런 일을 했듯이 지금도 똑같은 그런 일을 하고 있다”며 “역시 검찰이 제 버릇을 못 버린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다”고 쏘아붙였다.
결국은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타깃으로 한 검찰의 ‘망신 주기’라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수사 과정에서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서씨는 항공업계 실무를 맡은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2018년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오른 후, 이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에 취업해 논란이 일었다.
서씨가 이 항공사 임원으로 근무하며 받은 급여 등 2억원 이상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으로 보는 검찰은 수사 초기 ‘항공사 배임·횡령 사건’ 등으로 칭했지만, 최근에는 ‘항공사 특혜 채용 및 전직 대통령 자녀 해외 이주 지원 사건’으로 명명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당시 사위였던 서씨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에 전무이사로 취업하고 태국으로 이주하면서 다혜씨 부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씨가 2020년 4월까지 취업한 항공사로부터 받은 20여개월어치의 급여와 이주비 등을 뇌물로 볼 수 있다면서다.
사건의 수사를 주도한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옮기면서 일각에서는 사건 이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사팀을 이끈 이승학 전주지검 3부장도 중간 간부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으로 발탁되면서 수사 주체 변경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다만, 전주지검은 현재까지는 사건 이송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서울중앙지검으로의 이송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