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이 장기화 하면서 의료공백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와 의사들의 줄다리기에 2살 어린이가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의대 증원 등 산적한 현안과 합의가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할 이유다.
앞서 대통령실은 응급실이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의대교수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대학병원의 응급실이 비상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런 발언에 더해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자가 증가한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인 2일 "명확한 근거 없는 주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응급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고, 불필요한 국민 불안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의대교수와 이재명 대표의 주장처럼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불과 2살뿐이 안된 여자 아이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치는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오후 8시40분쯤 2살 A양은 열과 함께 경련 증상을 보였다. A양 어머니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11분 만에 구급대원이 도착했다.
하지만 구급차는 바로 출발하지 못했다. 당장 진료받을 수 있는 응급실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A양 어머니와 구급대원은 10여 분간 경기 서북권역 병원 6곳에 전화했지만 모두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급한 대로 자택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으나 역시 진료를 거절당했다.
A양 어머니는 "'지금 아기가 너무 위급하다. 아기 좀 봐달라'고 했는데 '119랑 같이 있으면 괜찮은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결국 A양은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9시45분쯤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겨우 응급 진료를 받았다. 약을 투여해 경련은 멈췄지만, A양은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한 달째 의식불명에 빠진 상태다.
앞서 11곳의 병원은 "진료할 의료진이 없다"며 이송을 거부했고,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한 병원은 "소아과 의사는 있지만 소아신경과 담당의가 없다"면서 A양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