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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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자금·유흥비 떨어지면 일부러 ‘쾅’…보험금 5억 챙긴 일당

2018년부터 67차례 고의 사고… 4명 구속·17명 불구속

교통법규 위반한 차량을 고의로 추돌하는 수법으로 보험금 수억원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이 보험금을 도박자금과 유흥비로 썼으며, 돈이 떨어지면 또다시 보험사기 범행을 되풀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일당 21명을 입건해 이 중 범행을 주도한 A(30대)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가담한 1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전주완산경찰서.

A씨 등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 전북 지역을 돌며 총 67차례에 걸쳐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 5억26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와 선후배 사이이며, 연령대는 대부분 30대 초중반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거나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가속 페달을 세게 밟아 추돌하는 교통사고를 낸 뒤 상대 차량 보험사로부터 치료비와 합의금 등 명목으로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경미한 접촉 사고에도 과다한 합의금을 요구하고 보험사들이 고의사고를 의심하면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을 넣겠다”고 압박해 일반적인 사고 합의금의 2배에 달하는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해서 입원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수령한 보험금은 도박자금과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으며, 돈이 떨어지면 다른 공범을 물색해 또다시 거리로 나가 이런 범행을 되풀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는 피해 차량 측 주장을 더 신뢰하는 데다 추가적인 민원이 발생하기 전에 사고를 신속히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어 이들의 요구 대부분을 순순히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주 지역에서 발생한 접촉 사고를 조사하다 고의사고로 의심되는 사례를 분석해 조직적인 보험사기 범행을 확인하고 이들을 잇달아 검거했다. 경찰은 피의자 대부분이 범행을 인정함에 따라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단순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노리고 범행을 일삼았다”며 “보험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사고 발생 시 고의가 의심되면 당사자끼리 해결하려 하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