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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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된 울산, 희귀조류 떴다

뿔쇠오리·알류샨제비갈매기 등
잇따라 관찰… 새 서식지 부상
태화강 복원 환경개선 큰성과

‘굴뚝도시’로 불리던 울산이 국내외 희귀조류들의 새로운 서식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울산 동구 방어진 해상에서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와 알류샨제비갈매기가 잇따라 관찰되면서다.

울산에서 발견된 희귀조류들. 왼쪽부터 알류샨제비갈매기와 청다리도요사촌 , 큰뒷부리도요의 모습. 짹짹휴게소·울산시 제공

3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 철새 동호회 ‘짹짹휴게소’는 지난달 24일 동구 방어진 해상 8.1㎞ 지점에서 뿔쇠오리 2마리와 알류샨제비갈매기 6마리를 관찰했다. 뿔쇠오리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희귀종이다. 국내에서는 독도·여수 백도·신안 구굴도·제주 마라도 등 4곳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마라도에서는 고양이로 인해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알류샨제비갈매기 또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의 취약종으로 분류된 희귀조류이다. 사할린과 알래스카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등에서 월동한다. 국내에서는 2004년 인천 소청도, 2014년 경북 포항시 구룡포 해상에서 관찰됐다. 서울대 최창용 교수는 “이러한 관찰은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이동패턴 변화를 시사한다”며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울산에서 희귀조류 발견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초 울주군 서생면 해안과 해수욕장에서는 멸종위기종인 큰부리도요와 큰뒷부리도요가 관찰됐다. 중학생이 최근 울산 서생면 해안에서 발견한 청다리도요사촌 역시 세계적으로 500~1300마리만 생존하는 희귀종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보호되고 있다. 지난 7월엔 서생 해안가에서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백로가, 3월엔 울주군 온양읍 들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고니가 각각 발견됐다.

이러한 희귀조류의 잇따른 발견은 울산의 생태환경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보여준다. 울산은 과거 공장 폐수로 오염된 태화강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태화강과 울산만은 동해안 최초로 국제철새이동경로 사이트에 등재되면서 철새들의 주요 서식지로 자리매김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