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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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차별금지법 반대… 공산 혁명에 악용 우려”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 청문회

“동성애 자유화… 교회·국가 해체”
소수자 보호 부적합 비판 나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3일 인권위가 2006년부터 제정을 추진해 온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두고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 “도입되면 에이즈, 항문암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별 시정, 정책 권고를 통해 소수자 권리 보호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해야 할 인권위원장에 부적합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 후보자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지금 형태로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안 후보자는 “네오 마르크시스트 중에는 동성애는 사회주의 혁명, 공산주의 혁명의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며 “여러 상황을 비춰볼 때 (공산 혁명의) 가능성이 제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안토니오 그람시가 감옥에서 왜 영국과 같이 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자본가들이 각 진지를 장악해 자본주의 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결론 내렸다)”며 “그래서 문화, 학교, 사회에 진지를 구축해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람시는 1900년대 초반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공산주의자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가 자유로워지고 그 결과 가정, 교회, 국가가 해체돼 공산 혁명이 쉬워진다는 게 안 후보자의 논리다.

 

안 후보자는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미국, 독일 등 동성혼 합법화 국가들이 공산주의냐’고 질의하자 “서구 사회와 우리나라는 문화적 특수성과 안보 상황이 다르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이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북한이 침공합니까”라고 했다.

 

안 후보자는 질의 과정에서 종교적 색채를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안 후보자는 “창조론과 진화론은 믿음의 문제”라며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양자를 같이 가르치면 좋겠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인권 옹호 책무와 종교적 신념이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하겠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질의에 “기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기본 가치로 하고 있다”며 “인권위의 기본 가치와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