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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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교도소 소년 수형자들 이번에도 검정고시 전원합격…공부 비결은?

서울남부교도소(소장 장원재) ‘만델라 소년학교’의 고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 응시 수형자들이 2024년도 제1회, 제2회 검정고시에서 잇따라 전원 합격했다.

 

4일 서울남부교도소는 만델라 소년학교 소년 수형자 중 32명이 2024년도 제2회 검정고시에 응시해 전원 합격했다고 밝혔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지난 4월 열린 제1회 검정고시에서도 만점자 1명을 배출하고 응시한 수형자 26명 전원 합격을 이뤄낸 바 있다.

지난 8월 8일 열린 2024년도 제2회 검정고시에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 만델라 소년학교 소년 수형자들이 응시하는 모습. 서울남부교도소 제공

소년 수형자들의 공부 의지를 끌어낸 것은 만델라 소년학교의 ‘집중 케어반’의 효과가 컸다. 남부교도소에 따르면 검정고시 모의고사 평균 30∼40점대에 머무르던 소년 수형자들의 점수가 평균 70점대 이상으로 올랐다. 집중 케어반에서는 소년 수형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정공무원들이 두 달여 간 평일 야간 및 휴일 주간을 가리지 않고 일대 일 집중 지도했다.

 

대안학교 재학 중 교도소에 입소한 정모(17)군은 “학업에 전혀 의지가 없었으나 선생님들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부여와 ‘지금 공부를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조언에 생각을 바꿨다”며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고 좌절하고 싶지 않다. 만델라 소년학교 교육을 계기로 과거를 반성하게 됐고 더 열심히 공부해 출소 후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또 다른 소년 수형자는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합격이라는 성취를 이뤄보니 다른 것도 할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만델라 소년학교 측은 “소년 수형자들은 대부분 공부를 전혀 해본 적이 없어 교육이 어려웠지만, 반성하며 성실하게 잘 따라와 주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소년 수형자들의 재범 방지와 출소 후 사회 적응을 위해 지난해 3월 개교한 만 14∼17세 소년 전담 교정시설이다. 소년수형자들의 학업 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검정고시반, 대학 진학 준비반 등을 신설해 학과 교육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교도소 내 처음으로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소년 수형자 10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올해는 12명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 예정이며, 서울시 남부교육지원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수능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