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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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장기화에 속 타는 국민의힘…책임 장·차관 사퇴론 봇물

추석을 앞두고 ‘응급실 대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 책임 부처 장·차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의료공백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에 “중증 환자와 난치병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한 행동을 했다”며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 건의 의사가 없다고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5일 KBS라디오에 나와 “의료개혁에 대한 진단은 정부가 잘 했지만, 책임 있는 부처의 장들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기보다는 순간순간 잘못된 발언 등으로 갈등을 더 증폭시킨 부분도 있다”면서 “그래서 저는 책임 부처의 장들은 물러나야 되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

나 의원은 “이미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졌다고 본다”며 “이제는 새 판을 짜줘서 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의료개혁 주무부처 장·차관인 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2차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도 “의료개혁의 성공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에게 뭐든 괜찮을 것이라고 보고한 데 대해,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린 데 대해, 막말과 실언으로 국민을 실망시킨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고열이나 복통, 출혈 정도는 경증이니 응급실에 가지 말라는 정부의 주장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덧붙여 박민수 2차관을 겨냥한 발언임을 암시했다.

 

박 차관은 전날 라디오에서 응급실 이용 자제를 당부하며 “중증은 거의 의식 불명이거나 본인이 스스로 뭘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거나 이런 경우들로 그렇지 않고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프거나,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난다는 것들은 경증에 해당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