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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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고스란히 녹여낸 ‘K아트’…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다

한국미의 레이어 - 눈맛의 발견/ 안현정/ 아트레이크/ 3만2000원

 

‘단청이란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등의 기본색을 배색하여 간색(間色 중간색)을 만드는데, 건축물의 영구 보존과 주요 건축자재로 쓰이는 소나무의 강한 목질과 결의 갈라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장 방법으로 고안되었다. 단청의 특별한 색과 문양은 옛 원시 사회에서부터 주술적인 의미와 조화를 부여해 궁궐의 장엄함과 품격을 높이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단청은 자연과 우주 그 자체를 의미한다.’(367쪽)

한국은 더 이상 저 멀리 동양 어딘가에 있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다. 어엿한 문화 강국이 되었다. 이에 발맞춰 한국 미술계에도 바람이 불었는데, ‘아트 바젤’과 함께 세계 아트페어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프리즈’의 한국 진출부터 시작해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가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K-Art(아트)’다. 한국의 아름다움, 한국미는 무엇일까.

안현정/ 아트레이크/ 3만2000원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도 하나의 주제로 묶이기 쉽다. ‘전통’이다. 하지만 한국미는 역사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한국미를 “이 땅에 살며 스미듯 이어온 한국인의 독특한 활력”이라 말한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아름다움이 아니다. 여전히 활발히 유영해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와 그리고 미래에도 연결되어 있어, 고루한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탑재한 원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모호한 단어들을 나열해 현학적으로 쓰지 않았다.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지고 친숙한 26점의 문화재와 26명의 현대 작가를 매칭시켰다.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는, 그야말로 ‘한국미스럽게’ 다가섰다. 분청사기, 달항아리, 고려불화, 달마도, 창령사터 나한상, 미인도, 창덕궁 인정전 등의 문화재(작품)를 김근태, 최영욱, 신제현, 한상윤, 신미경, 김미숙, 하태임 등 유명 현대 작가와 연결 지어, 이 책을 통해 과거부터 현대 그리고 미래까지 뻗어 나가는 ‘한국인의 독특한 활력’을 보일 듯이 설명한다.

영문부록은 26명 작가의 한국미에 관한 생각을 간략하게 정리해, 마치 갤러리에서 그들의 작품을 보듯 ‘K-Art’를 알리고 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