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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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물 먹는 하마될 가능성”

경기연구원 ‘물부족’ 보고서

“공업용수 수요 하루 170만㎥ 불구
가용 수자원은 절반 이하 77만㎥
새 수자원 확보에 나설 필요성”

경기 용인시에 조성되는 반도체 국가첨단산업 특화단지가 한강유역의 남은 가용 수자원을 고갈시키는 ‘물 먹는 하마’가 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가동되면 팔당상수원이 고질적 물 부족에 빠지는 만큼 한탄강댐 다목적화와 용인 이동저수지의 공업용수 전환 등 새 수자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팔당댐은 서울·인천과 함께 경기 27개 시·군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5일 경기도 산하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한강에 이용 가능한 물이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국가첨단산단으로 지정된 용인시에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공업용수 수요는 하루 170만㎥에 이른다. 반면 연구원이 추산한 공급 가능 수자원량은 절반 이하인 77만㎥에 그쳤다.

아울러 일반 반도체 클러스터(일반산단)의 경우에도 하루 공업용수 수요 87.2만㎥ 가운데 팔당상수원을 통해 공급 가능한 양은 57만㎥로 추정됐다. 특히 광역 상수도를 통해 공급 가능한 양은 4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원은 도내 안정적 용수 공급 전략으로 △지역 맞춤형 물 수요 관리 계획 수립 △지역 여건에 맞는 신규 수자원 확보 방안 검토 △한탄강댐 다목적용 전환 논의 △용인 이동저수지 공업용수 전용 전환 검토 등을 제시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지자체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물 이용 계획을 마련해 증가하는 용수 수요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서울시와 수도 인프라에 대한 협력체계 구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