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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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떼 쓰며 바닥에 머리 찧는 4세 아이 “이거 정상이야?” [부모 백과사전]

유아 분노발작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

3∼4세 이후엔 원하는 것이 있으면 바닥에 누워 떼굴떼굴 구르면서 소리를 지르며 떼를 쓰는 아이들이 많다. 부모를 향해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악을 쓰고 스스로 머리를 때리고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

 

이런 유아의 분노발작은 일반적으로 18개월에서 4세 사이에 발달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정상적인 행동이다. 아이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구가 외부 통제로 막히게 되면 분노로 표출되는 폭발적 반응을 말한다. 바닥에 뒹굴어 날뛰거나 울부짖기도 하고, 물건을 던지거나 발로 차는 등 다소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흥분상태가 지속되면서 호흡 정지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부모라면 자녀의 이러한 행동에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정신 전문의 신지윤 교수는 “분노발작은 정신 발달이 미숙성해 발생하는 일시적인 정상 반응”이라며 “원인으로는 욕구의 중도 저지, 좌절, 수면 부족, 컨디션 저하, 피로감, 배고픈 상태 등을 꼽을 수 있다. 예외적으로 발달장애나 뇌의 이상 장애에 따른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에는 무섭게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부모가 적절한 도움과 정서적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분노발작이 신체적 손상 위험이 있을 정도로 과격하거나 공격적인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부모가 아이를 팔로 꽉 안아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부모가 아이의 강한 반응에 당황하여 일관성을 잃고 요구 사항을 들어주거나 서둘러 달래면 분노발작을 더욱 강화시키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신지윤 교수는 “유아 분노발작은 대부분 질환이 아닌 심리적인 부분에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고 부모나 돌보는 사람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동시에, 유아의 사회적 정서적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때 당황하지 말고 단호한 태도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아 분노발작에 대응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유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부모는 “많이 화가 났겠구나. 기분이 좋지 않은 걸 이해해” 등과 같은 말을 해주면서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줘야 한다.

 

2. 부모는 유아와 눈을 마주치고, 부드럽게 말하며 안정감을 주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안아주면서 안정감을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항상 의지가 되는 존재로 인식하게 해줘야 한다.

 

3. 부모는 항상 아이의 모범이 되어야 하기에 화가 났을 때도 즉각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4. 부모는 유아에게 일정과 규칙을 제공하는 것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분노발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유아에게 미리 시간을 주고 다음 활동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유아가 예상치 못한 변화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분노발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5. 분노발작이 발생할 때 유아에게 다른 대안을 제공해 주의가 전환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분노발작 시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같이 놀자고 하거나, 그림 그리기, 춤추기 등 다른 대안적인 행동을 제안하여 유아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6. 부모는 유아에게 자기 조절 능력을 가르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활동을 제공하여 유아에게 문제 상황에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숫자를 세며 차분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분노를 조절하는데 효과적이며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7. 부모가 아이의 감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좋지 않은 표현방법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데 이 경우 아이의 분노발작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만약 발작이 3~4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거나, 15분 이상의 발작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발생하거나, 자해와 타해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의하여 필요한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