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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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임박 이원석, 이번 주 ‘김여사 불기소’로 마무리 전망

‘명품백 수수’ 사건 매듭 수순

수심위 ‘만장일치’ 불기소 권고 속
李, 사건 종결짓고 떠날 가능성

‘최재영 수심위’ 개최 여부 변수
야권 특검 주장 등 잡음도 지속

김여사, 주가조작에도 연루 의혹
1심 무죄 선고받은 ‘전주’ 손씨
추가 방조 혐의 유죄 여부 관건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이번 주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할 전망이다. 이원석(사진)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만장일치로 불기소 의견을 의결하면서 사건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12일에는 김 여사가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어서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심위는 지난 6일 만장일치로 불기소 의견을 의결한 것으로 8일 파악됐다.

 

수심위는 “최(재영) 목사가 제출한 의견서를 함께 검토하기로 의결하고 수사팀과 변호인 의견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 김 여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수심위의 심의 대상 안건은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증거인멸 6개 혐의에 대한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였다.

최재영 목사. 연합뉴스

수심위는 구체적인 표결 결과는 밝히지 않았지만 위원장을 제외하고 당일 참석한 위원 14명 중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위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위원은 알선수재 등 혐의에 대한 수사는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수심위는 김 여사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자리였기에 관련 표결은 별도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법리와 무관하게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는 부적절하다는 의견, 최재영 목사의 ‘함정 취재’ 과정을 문제 삼는 의견 등이 오갔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수심위 결정과 논의 내용을 참고해 최종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과 수심위 결론이 일치하면서 검찰은 김 여사를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임기 내 이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온 이 총장의 임기가 15일 끝나는 만큼 그 전에 사건을 종결할 가능성이 크다. 김 여사 측이 지난달 말 검찰에 임의 제출했던 디올백은 국가소유로 귀속되는 게 맞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사건 종결 후엔 가방에 대한 처분도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해도 이 사건을 둘러싼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9일 최 목사 요청대로 이 사건을 수심위에 부칠지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부의(附議)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이 총장은 직권으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수심위 개최를 지시한 바 있는데 최 목사가 요청한 수심위 소집은 별도 절차를 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검찰이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특검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은 12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이 사건 관련자들의 2심 선고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전주(錢主)’ 손모씨의 방조 혐의 등을 2심 법원이 유죄로 판단할지가 관건이다. 당초 검찰은 손씨를 주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 법원이 이를 무죄로 판단하자 항소심 과정에서 손씨의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1심 재판부가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시세 조종에 동원됐다고 인정한 만큼, 손씨가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검찰이 김 여사를 같은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7월20일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를 대면 조사했고, 김 여사와 비슷하게 계좌가 동원됐으나 기소하지 않은 다른 전주들을 불러 조사 중이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