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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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침체 공포 다시 ‘고개’… 떨고 있는 코스피

美 8월 고용지표 부진… 뉴욕증시 또 급락
엔화 강세…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
증시예탁금 한 달 새 6조↓… 투자심리 악화
증권가 “빅이벤트 앞둬 관망세 짙어질 듯”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살아나면서 또다시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 폭락장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우리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외국인의 순매도는 이어지고 있고, 국내 투자자의 관심도 시들해진 상황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엔화는 다시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엔 캐리트레이드(엔화의 낮은 금리를 이용한 투자기법)의 청산 우려도 불거졌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한 주간 4.86%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1조8927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1조1890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만 2조9573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이 기간 7.27% 하락한 6만8900원까지 내려왔고, SK하이닉스도 9.96% 하락한 15만640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밤 발표된 8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에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같은 날 미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2.55% 폭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73%, 1.01% 하락했다.

 

엔화 강세도 국내 증시에 불안요인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달러당 142엔대까지 내려가면서 지난 1월3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엔화는 전주 대비 2.65%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엔화를 빌려 사들인 해외 자산을 정리하는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지난달 5일 코스피 8.77% 폭락을 부른 블랙먼데이의 한 요인이기도 했다.

 

우리 증시는 약세 장기화에 대기자금 규모도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3조3813억원으로 지난달 5일(59조4876억원)보다 6조원 넘게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지난 5일 기준 17조8905억원으로 1조4000억원 줄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새벽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20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회의 개최 등이 예정된 상황에서 추석 연휴를 맞이하는 만큼 증시에선 관망심리가 강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 63.15%가 손실을 기록, 올해 들어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안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