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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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트 퀸’ 사발렌카 US오픈 우승

결승서 한국계 페굴라 2-0 완파
호주 이어 美서 2024년 2번째 메이저 승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2위 아리나 사발렌카(26·벨라루스)가 US오픈을 제패했다. 한국계 선수로 주목을 모은 제시카 페굴라(30·미국)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에 올랐으나 사발렌카에게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사발렌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6위의 페굴라를 2-0(7-5 7-5)으로 완파했다.

아리나 사발렌카가 8일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활짝 웃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와 올해 호주 오픈 2연패에 성공한 사발렌카는 이번 우승을 통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메이저대회 우승 3회는 현역 여자 선수 중 최다 4위에 해당한다. 현역 최다는 7번 우승한 비너스 윌리엄스(세계랭킹 833위·미국)이고 그 뒤를 5회의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 4회의 오사카 나오미(88위·일본)가 잇는다. 아울러 2022년 프랑스 오픈과 US오픈을 우승한 시비옹테크 이후 2년 만에 한 해에 메이저대회 단식 2회 이상 우승한 선수가 됐다.

 

사발렌카는 2016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이후 8년 만에 하드 코트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 여자 단식을 한 해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사발렌카는 하드 코트 스페셜리스트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27승1패로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일한 1패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코코 고프(3위·미국)에게 당한 것이다. 우승 직후 사발렌카는 “이 아름다운 우승 트로피를 갖는 날을 항상 꿈꿔 왔다”면서 “평소 이런 말을 잘 하지 않지만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어머니(킴 페굴라)가 1974년 서울에서 미국으로 입양돼 자신을 ‘하프 코리안’으로 소개하는 페굴라는 1, 2세트 모두 끌려가다가 맹렬한 추격전을 펼치며 분전했지만,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문턱에서 놓쳤다. 사발렌카는 그대로 세계 랭킹 2위를 유지하며, 페굴라는 다음 주 세계 랭킹 3위로 올라선다. 지난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우승자인 페굴라는 14일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도 출전해 한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페굴라는 경기 후 코트 위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 성적이 안 좋았다가 8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환상적인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사발렌카를 상대로 한 세트라도 따내려고 했지만 워낙 파워가 좋은 선수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