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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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신정호 국가정원 추진’ 예산 낭비 논란

예산 72%를 토지 보상에 사용
정원 면적·콘텐츠 기준치 하회
“토건업자 배불리는 사업” 지적

충남 아산시가 추진하는 ‘신정호 국가정원 등록’이 면적과 콘텐츠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자칫 예산·행정력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아산시에 따르면 시는 2022년부터 255억원을 들여 신정호에 테마정원과 수경시설 등으로 이뤄진 지방정원을 조성 중이다. 연말까지 지방정원 조성을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국가정원 등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신정호 지방정원은 국가정원으로 등록되기엔 규모가 작고 테마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확보한 지방정원 면적은 23만9955㎡로 국가정원 등록 기준인 30만㎡를 밑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시는 신정호 인근 남산근린공원을 정원 면적으로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신정호 지방정원 조성비(255억원)의 73%가량인 186억원을 토지 보상비로 사용했다. 정원 조성비는 70억원에 불과한 것이다. 시는 물과 환영, 다랭이, 언덕이라는 주제로 정원을 꾸미고 있지만 다른 국가정원들과 비교할 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정원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면적과 시설의 종류, 구성 요소, 운영 실적 등을 갖춰야 한다. 현재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은 순천만국가정원과 태화강국가정원 두 곳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은 112만㎡, 태화강국가정원은 83만5452㎡로 두 곳 모두 다양한 주제와 테마로 구성돼 있다. 예컨대 태화강국가정원은 생태·대나무·계절·수생·참여·무궁화 등 6개 주제에 20개 이상의 테마로 조성돼 있다.

신정호 지방정원 조성사업 자체가 토건업자만 혜택을 보는 예산낭비라는 비판이 시의회 등에서 제기된 바 있다. 김미성 아산시의회 의원은 “신정호 주변으로 지방정원을 조성해 국가정원으로 키우겠다는 발상 자체가 터무니없는 구상”이라면서 “규모도 작고 특징도 없는 정원 조성”이라고 지적했다.


아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