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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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사기 피해액 4년 새 8배 이상 급증…피의자 검거율은 되레 감소

피해액도 4조7000억원 달해

사이버 사기 피해액이 최근 4년 새 8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른 피해자도 증가하고 있으나, 수사 당국의 피의자 검거와 검거율은 되레 줄어 민생경제 침해 범죄를 줄이기 위한 수사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3년) 사이버사기 피해액이 총 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이버사기 피해액은 2019년 2222억원, 2020년 3326억원이었던 것이 2021년 1조1719억원으로 3.5배 증가했고 2022년 1조1653억원, 지난해 1조8111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유지했다. 최근 4년 새 8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사이버사기 범죄 발생 건수 또한 2019년 13만6074건에서 2020년 17만4328건으로 28%(3만8000여건) 늘어났다. 이후 2021년에는 14만1154건으로 다소 감소했다가 2022년 15만5715건, 지난해 16만7688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런 유형 범죄는 올해 들어서도 빈발해 6월 말까지 11만2473건이 발생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이면 전년도 범죄 규모를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다.

반면 사이버사기 검거율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77.6%, 2020년 73.0%, 2021년 72.2%, 2022년 70.2% 등으로 매년 소폭 하락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는 58.0%로 급감했다. 올해 검거율도 6월 말 현재 50.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사이버사기 발생 건수(15만5715건→16만7688건)와 피해자 수(17만6769명→21만2960명), 피해액(1조1653억원→1조8111억원) 모두 늘었지만, 검거 건수(10만9250건→9만7243건)와 검거율(70.2%→58.0%)은 되려 줄었다.

 

한병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경찰청이 사이버사기를 7대 악성 사기에 포함시켜 척결을 공언했으나 ‘공염불’에 그친 셈”이라고 비판하며 “피해 급증에 반해 검거율이 매년 낮아지는 상황을 보면, 과연 정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병도 의원. 연합뉴스

한 의원은 이어 “경찰청은 말로만 범죄척결을 내세울 게 아니라, 수사역량을 강화해 민생경제 침해 범죄를 뿌리 뽑는 데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