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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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천연기념물 ‘해송’ 일부 옮긴다

자연유산위, 1㎞ 이동 결정
하수 처리 용량 확충 공사 탓

제주도의 하수 처리 용량을 확충하기 위한 대규모 공사로 인해 천연기념물 ‘해송’(사진) 일부가 옮겨진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충분한 준비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자연유산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천연기념물 ‘해송’ 1개체와 ‘긴가지해송’ 3개체를 이식하기 위한 자연유산 행위 허가 신청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해송은 산호의 일종으로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제주도 측은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사업 중 해양 방류관 설치 예정지에서 ‘해송’ 서식을 확인하고 이식을 위한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개체는 서식 환경이 비슷한 지역으로 약 1㎞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송은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로 보호·관리되고 있는 보호종이다. 해외 논문 중에는 쿠바, 인도네시아, 하와이 등에서 해송류 조각을 이식해 평균 생존율을 연구한 결과가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식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위원회에 의견서를 내 “국내외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으나 완전한 기술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를 고려해 “이식 관련 절차 및 이식 경과 사항을 기록해 국가유산청으로 제출하고 전문가가 진행하는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을 조건으로 걸어 가결 판단을 내렸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