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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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R앞둔 북, “유엔 인권시비, 주권침해 행위”

유엔의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북한이 “이중기준이자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 담화를 공개했다. 김 부상은 담화에서 “최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는 유엔사무총장의 명의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권상황을 심히 날조,외곡하는 보고서라는 것을 발표”했다며 “철두철미 적대세력들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깎아내리려는 흉심밑에 조작한 극악한 반공화국모략문서, 대결문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의 이름을 도용하여 우리 국가의 존엄과 제도를 헐뜯으려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을 용납 못할 정치적 도발, 주권침해행위로 준열히 단죄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불순세력들이 제공한 허위, 날조 자료들을 그대로 복제한 적대적 성격의 보고서는 유엔사무총장이 미국과 그 추종국 정부들의 손탁에 놀아나고 있”다고  했다.

 

담화는 “유엔헌장과 보편적인 국제인권법들이 아니라 불법무법의 미국식 인권자(잣)대가 기준으로 되고있는 유엔의 현 주소는 세계의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있는 중요한 원인”이라며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의 해당 인권기구들은 있지도 않는 그 누구의 《인권문제》를 운운하기 전에 미국의 실존적이며 렬(열)악한 인권실태에 대하여 문제시하였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담화는 “오늘날 사회적모순과 대립으로 온갖 증오범죄가 범람하고 흑인들이 강권에 눌리워 숨조차 쉴수 없다고 몸부림치는 나라, 가자지대에서 감행되고있는 이스라엘의 반인륜적인 대학살만행을 반대해 나선 대학생들의 평화적 시위를 야수적으로 탄압하는 깡패국가가 과연 어느 나라”냐며 미국을 비난하고 “이러한 특급범죄국인 미국을 향해서는 한마디 론(논)평할 용기조차 내지 못하고있는 유엔의 인권기구가 개별적 나라의 《인권문제》를 무작정 걸고드는 것은 명백히 이중기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의 인권에 대한 유일무이한 위협은 다름아닌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정부는 그 누가 뭐라고 하든 앞으로도 적대세력들의 인권침해행위로부터 인민의 안녕과 복리, 참다운 삶의 권리를 철저히 담보하기 위한 자기의 사명에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국제사회의 인권 제기가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주장이다. 인권 문제가 어느 나라에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인권법의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 한류 드라마 등 문화통제를 위해 사형을 적용하고 정치범수용소를 두는 등 북한의 특수한 인권문제에 대해 제기하는 것까지 “날조”라거나 “이중기준“이라고 주장하며 인권 상황 개선 촉구 목소리를 차단하려는 주장은 국제사회에서 설득력있는 반론이 되지 못했다.

 

지난 4일 유엔인권사무소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지적하면서 가해자를 조사하고 처벌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 내 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를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 79차 유엔 총회에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북한의 인권탄압 참상을 지적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나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북한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책임 추궁을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거나, 보편 관할권이 있는 나라에서 가해자를 조사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다음달부터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중요 계기가 예정돼 있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목소리와 북한의 반발로 인한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엔 통일부가 미국에서 미국, 일본 정부와 함께 국제인권대화 행사를 개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11월에는 4년여 만에 돌아온 북한 대상 UPR(유엔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가 예정돼 북한 인권 문제의 최신 상황을 반영하는 검토와 지적이 나올 전망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