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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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달리던 철교 '와르르'…베트남 괴물 태풍에 쑥대밭 [영상]

슈퍼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에서 홍수로 인해 다리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해 최소 7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폭우가 추가로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산사태 위험 경보가 켜졌다. 베트남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야기가 가장 강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 BBC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 정부는 9일(현지시간) 베트남 북부에 상륙한 태풍 야기로 인해 이날까지 49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북부 푸토성에서는 이날 베트남 북부 최대 강인 홍강을 지나는 퐁차우 철교가 무너져서 트럭 등 자동차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구조 당국은 현장에서 3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나머지 차량 승객 등 최소 10명이 실종된 상태다.

영상=BBC 홈페이지 캡처

375m 길이의 이 다리는 홍수로 인해 절반 이상이 무너졌고, 일부 교각은 물살에 떠내려갔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영상에는 다리가 무너지면서 앞서 달리던 트럭이 강물로 떨어지고 바로 그 뒤를 가던 오토바이가 간발의 차로 추락을 모면하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담겼다.

 

팜 쯔엉 선(50) 씨는 “오토바이를 몰고 이 다리를 지나가다가 요란한 굉음을 들었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깨닫기도 전에 강물에 떨어졌다”며 “강바닥까지 빠져들어 가는 느낌이었다”라면서 간신히 헤엄쳐서 물에 떠 있는 바나나 나무에 매달린 끝에 구조됐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태풍 ‘야기’의 강풍 속 오토바이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들이 오토바이 곁에 딱 붙어 운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단트리 보도화면 캡처
9일(현지시간) 베트남 북부 푸토성에서 홍강을 지나는 퐁차우 철교가 홍수로 인해 무너지면서 차량들이 강으로 추락했다. EPA연합뉴스

같은 날 오전 북부 까오방성 산악지대에서도 승객 등 20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휩쓸렸다. 이후 버스에서 시신 4구가 발견되고 생존자 1명이 구조됐지만, 나머지 15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전날에는 북부 라오까이성 유명 관광지인 사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북부 호아빈성 산간 지역에서도 산사태에 주택이 매몰돼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영상=BBC 홈페이지 캡처

또 꽝닌성에서 5명, 하노이시에서 4명이 숨지는 등 여러 사망자가 산사태나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에 깔려 변을 당했다. 이 밖에 최소 299명이 부상했다.

 

농업농촌개발부에 따르면 수도 하노이에서만 나무 2만4천807그루가 쓰러진 것을 비롯해 하이즈엉성 4만여그루, 박닌성 3만1860그루 등 지금까지 나무 12만1700그루 가까이가 쓰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