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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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다닥다닥…낚싯배 뒤덮은 ‘잠자리 떼’ 수천마리, 무슨 일?

제주지역 폭염 영향 추정
정확한 원인은 확인 안 돼

제주 바다에서 낚싯배가 잠자리 떼의 ‘급습’을 받았다. 잠자리 떼는 따뜻한 기후를 찾아 먼거리를 이동하는 ‘지구촌 방랑자’ 된장잠자리로 확인됐다. 폭염 탓일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다.

 

11일 제주블레스호에 따르면 지난 8일 제주도 동쪽 김녕 앞바다에서 선상 갈치 낚시를 하던 낚싯배에 집어등 주위로 잠자리 떼 수천마리가 날아들었다.

 

자정쯤 날아든 잠자리 떼는 2시간 가량 붙어 있었고, 낚싯배에 타고 있던 10여명은 잠자리떼가 비교적 적은 배 뒤편에서 어렵게 낚시를 마쳤다.

 

이동현 선장은 “야간에 불을 켜고 작업을 하면 곤충들이 많이 몰려들지만,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 잠자리들은 된장잠자리로 확인됐다. 몸길이는 4㎝ 내외로, 주로 4~10월에 볼 수 있다.

 

지난 8일 제주 앞바다의 한 낚싯배에 잠자리 떼가 몰려 들었다. 제주블레스호 이동현 선장 제공

우리나라에서 흔한 잠자리이지만 장거리 이동을 해 지구촌을 떠도는 방랑자로 유명하다.

 

아열대성으로 더운 날씨를 좋아해 가을철엔 남쪽 지방으로 날아간다. 최근 이상 고온 현상으로 9월까지 제주도에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잠자리가 해충이 아니기 때문에 이동 자체가 크게 걱정할 사안은 아니”라면서도 “고온다습한 기후가 계속되면 잠자리 개체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9월에 대규모 이동이 제주에서 확인된 것은 흔한 일이 아닌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자리는 사람을 물거나 쏘지 않기 때문에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모기를 잡아먹는 익충”이라고 설명했다.

 

잠자리 떼 발생은 제주지역의 유례없는 폭염 영향이 클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