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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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 비난 난무한 첫 TV토론…주요 쟁점 팩트체크 결과는?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간의 첫번째 대선 TV토론이 열렸다. 이날 토론에서 양당 후보는 상대가 들고 나온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자신의 의견을 펼쳐나갔다. 이런 양상 속 자연스럽게 주장의 진실 여부가 주요한 쟁점이 됐고, 이에 현지 언론은 실시간으로 두 후보의 주요 발언에 대해 팩트체크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중 가장 파문을 일으킨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불법 이민자 관련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 이민자들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개를 잡아먹고 있다”고 주장한 것. 그는 이어 “불법이민자들이 그 지역의 반려동물들을 잡아먹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끄러운 일”라고 덧붙였다. 토론 주관 방송사인 ABC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실시간 팩트체크를 통해 이 주장이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정치를 다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진 이 소문에 대해 이미 9일 스프링필트 경찰이 “소문을 믿을 만한 보고나 구체적인 주장이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는 성명을 냈다. 소문과 함께 퍼진 주요 이미지 중 하나인 죽은 거위를 안고 있는 남성의 사진은 스프링필드가 아닌 오하이오주 콜롬버스에서 두 달 전 촬영된 것으로 동물학대와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을 강타한 극심한 물가상승을 거론하며 “우리는 이전에 거의 본 적이 없는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아마도 미국 역사상 최악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BC 방송은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초기 연간 물가상승률이 약 9%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역대 최고치는 아니다”라면서 “2차 세계대전 직후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오일쇼크 등 미국에서 물가상승률이 9%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ABC 방송 주최로 첫 TV 토론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토론에서는 낙태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는데 이 주제에 대해서도 논란이 될만한 주장이 다수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임신 7~9개월 산모의 낙태도 지지한다. 심지어 출생이후에도 그렇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ABC는 “영아 살해는 50개 주에서 모두 불법”이라며 “임신 말기 시술도 비용이 많이 들고 의학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여성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태아의 생존이 불분명 경우에만 시행된다”고 확인했다.

 

이 밖에도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다수가 팩트체크를 통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토론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33건을 팩트체크해 그중 16개를 ‘거짓’으로 판단했다. ‘과장’, ‘오해 소지’ 등까지 포함하면 29개가 문제성 발언으로 지목됐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해리스 부통령도 일부 발언에 대해 문제가 지적됐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전국적 낙태금지 법안 서명할 것”이라고 공격했는데 이 주장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ABC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담은 로앤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대법관 인선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당선되면 연방 낙태 금지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이 문제를 각 주에 맡기겠다고 거듭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하며 백악관을 떠났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거짓으로 확인됐다. 미국 CNN 방송은 2020년 팬데믹 당시 실업률이 한때 대공황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했던 달에는 6.4%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 중 8개를 분석해 2건을 ‘거짓’,건, ‘오해 소지’ 2건 등으로 분석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