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스마트폰은 아이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11∼17세 평균 43분정도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
조나단 하이트 “스마트폰 대신 구식 폴더폰 사줘라”

최근 들어 대부분 학교에서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펴고있다고 CNN방송이 지난 2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해 미국 비영리기관 커먼 센스 미디어(Common Sense Media)의 연구에 따르면 11~17세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평균 43분정도 사용하고 있다.

 

CNN은 “부모들은 종종 학교 총격 사건과 같은 비상 상황에 자녀에게 연락할 수 있기를 원하기에 학교의 스마트폰 사용 금지 정책에 의문을 갖는다”며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책 ‘불안 세대’를 쓴 사회 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는 “스마트폰에 대한 집착은 건강에 좋지 않다”며 “젊은이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친구들과 놀기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이트는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사회적 역학을 탐색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술을 배운다”며 “이는 그들이 미래에 직면할 다른 도전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불안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선 공립 고등학교 교사의 72%가 휴대전화로 인한 산만함이 교실에서 주요 문제라고 꼬집었다. CNN은 “1학년 대학 과정에 필요한 영어, 독해, 수학 및 과학 기술을 갖추고 있는지 측정하는 표준화된 시험인 ACT 점수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보유하기 시작하면서 학습 능률이 떨어졌다는 하나의 지표”라고 짚었다.

 

하이트는 “전화 중심의 삶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다른 사람과 온전히 함께 있기 어렵고, 혼자 있을 때는 조용히 혼자 앉아 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불안해하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에게 구식 폴더폰을 사줘라”고 추천한다. 문자나 전화는 가능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은 이용할 수 없도록 하라는 의미다. 

 

CNN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고 학교에 보내는 것은 이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스마트폰은 아이들을 산만하게 만들고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어리디킨슨대 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 카라 알라이모는 “휴대전화가 없으면 아이들은 친구들과 교류하고, 배우고, 주변 환경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며 “인플루언서나 인터넷 밈 등과 경쟁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